‘KRX 반도체 톱 15’ 지수, 1.98% 상승…구성 종목 줄강세SK하이닉스, 21만원대 회복…지난해 7월 18일 이후 처음TSMC, 지난해 순익 3747억 대만달러…‘사상 최고 실적’
-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이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전장(2250.19)보다 44.66포인트(1.98%) 오른 2294.85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685만주, 2조2251억원으로 집계됐다.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5.95% 급등하며 ‘21만닉스’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종가 기준 21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해 7월 18일(21만2500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거래량은 532만주, 거래대금은 1조11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이 밖에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5만3700원) 대비 1.12% 오른 5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주성엔지니어링(2.32%) ▲피에스케이홀딩스(2.27%) ▲와이씨(1.83%) ▲한미반도체(1.04%) ▲리노공업(0.92%) ▲HPSP(0.52%) ▲티씨케이(0.14%) ▲테크윙(0.11%)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반면 ISC(-1.08%)를 비롯해 ▲DB하이텍(-0.74%) ▲이오테크닉스(-0.69%) ▲원익IPS(-0.64%) ▲LX세미콘(-0.49%)는 하락했다.이처럼 반도체주 전반이 강세를 보인 배경은 전일 발표된 미국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통상 반도체 등의 기술주들은 금리인하가 최대 호재 중 하나로 인식된다.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경우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도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앞서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3.2% 상승해 예상치인 3.3%를 0.1%포인트 밑돌았다. 근원 CPI는 4개월째 0.3% 상승률을 이어오다 5개월 만에 둔화했다.이에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은 14일 26%에서 15일 16%로 줄었다. 반면, 금리를 한 번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35%에서 50%로 상승했다.간밤 뉴욕증시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66.84포인트(2.45%) 오른 1만9511.23에 마감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13%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8.04% 급등했고 메타플랫폼스(3.85%), 엔비디아(3.40%), 알파벳(3.11%), 마이크로소프트(2.56), 아마존(2.57%)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또한 이날 발표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뜨거워졌다.TSMC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746억8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6조57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698억4000만 대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8.8% 늘어난 8684억6000만 대만달러(약 38조4119억원)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CAPA) 중 최대 33%를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환 투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엔비디아 외에 다양한 맞춤형 반도체(ASIC)가 출시되면서 관련 수요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D램 가격의 반등을 예상하며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바닥 시점은 1분기로 전망된다”며 “거시적 위험(매크로 리스크)으로 미국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바닥을 확인한 이상 추가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