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선물 인버스 ETF, 연초 이후 자금 유입·수익률↑달러 인덱스, 금리인하 기대감에 100선→109선 하락“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 가시화…1월 이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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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달러 인버스’ 상품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로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가 전망돼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12개 통화 관련 ETF 가운데, 연초 이후 자금 유입 상위 5개 상품 중 3개가 달러 선물 인버스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순매수 1위를 기록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3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ETF는 거래소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을 –2배로 추적하는 상품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와 ‘KIWOOM 미국달러선물인버스’를 각각 53억원, 36억원 순매수하면서 상위 3·4위에 올렸다. 이 밖에 자금 순 유입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62억원)’이었으며 5위는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2억원)’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익률 상위 1~6위 모두 달러 선물 인버스 상품들이 석권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2.48% 상승했으며 ▲KIWOOM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2.38%)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2.17%) ▲RISE 미국달러선물인버스(1.18%)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1.11%) ▲KIWOOM 미국달러선물인버스(1.06%)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상승하고 자금 유입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던 달러 강세 현상이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시사, 국내 경기 부진 우려,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지난해 12월 미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3.2% 상승해 예상치인 3.3%를 0.1%포인트 밑돌았다. 근원 CPI는 4개월째 0.3% 상승률을 이어오다 5개월 만에 둔화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은 14일 CPI 발표 전 26%에서 15일 발표 후 16%로 줄었다. 반면, 금리를 한 번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35%에서 50%로 상승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시장에 달러 물량이 풀리며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10선을 넘어섰다가 지난주 CPI 발표 직후 108~109선에서 등락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들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오거나 그 경로가 계속된다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금리인하가 확실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지표가 뒷받침된다면 올해 3~4번의 금리인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두 번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한 번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전문가들도 원·달러 환율 안정세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은 고관세, 확장 재정, 반이민 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최근까지는 인플레이션 압력·국채 수급 부담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강달러)이 주로 반영됐다”면서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교역·소비 위축 등 금리 하락(약달러) 요인이 반영될 여지가 상존하고 실제적인 관세 부과는 법적 검토 과정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 높아 점진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식 직후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정치 이슈도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발 변동성과 미국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추가 하락과 이에 따른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이러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은 1월 이후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부터 달러 강세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에 불만을 보였지만, 강달러 환경은 오히려 관세 정책을 펼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면서도 “앞선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 통화자산 변동이 상당했음을 고려하면 실제 취임 후 달러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