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 AI 현주소… 생성형 AI 제한적 도입해외 금융사, AI 전문 인력 모시기 경쟁 치열망분리 규제 때문에 AI 본격 개발 한계… 규제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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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은행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을 선보이면서 AI 수혜 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전력기기 등 AI 하드웨어 업체 주가는 떨어진 반면 금융주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AI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저비용·고효율을 내세운 딥시크의 등장으로 국내 AI 서비스 업체들이 AI 사업에서 비용절감이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AI 개발 비용이 대폭 줄어들면서 생존을 위한 글로벌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국내 금융권에서도 AI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AI 은행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투자와 자산관리, 대출 심사에 AI를 활용하는 등 생성형 AI를 자체 구축하고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식이다.다만 데이터 활용‧공유 관련 규제 등으로 본격적인 AI 서비스 고도화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국내 금융사 AI 뱅커 첫발… 이상거래탐지‧신용평가 활용은행들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대부분 조직을 슬림화했지만 AI 관련 부서를 강화하는 등 새 먹거리로서 AI 투자에 적극 뛰어들었다.금융권 AI 활용 분야는 주로 동향분석과 상품 개발, 챗봇 등 고객응대, 이상거래탐지, 보이스피싱 예방이다.은행의 경우 비대면 거래 확대로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하면서 AI 뱅커 도입에 적극적이다.신한은행은 AI 뱅커가 탑재된 150여 대의 ‘디지털 데스크’를 영업점에 배치했고, 지난해 11월에는 AI 뱅커로 운영되는 무인점포 ‘AI 브랜치’를 오픈해 계좌 입출금, 증명서 발급 등 64개 창구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AI 브랜치는 AI 은행원을 통한 고객 소통뿐 아니라 정맥 인증, 신분증 스캐너 등 고객이 스스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디바이스도 지원하고 있다.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아 그동안 망분리 규제로 활용하지 못했던 외부 생성형 AI 모델까지 도입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은 AI 브랜치에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함으로써 AI 은행원이 실제 직원처럼 자연스럽게 고객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업데이트하고 있다.NH농협은행은 전국 1103개 모든 영업점에 AI 뱅커를 배치해 투자상품 판매를 위한 상품 설명을 보조하고 있다.또 외국인 대상 실시간 통역사 서비스와 고령층 맞춤 상담사 등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내부 업무 혁신을 위한 생성형 AI 기반의 지식정보 검색 서비스와 AI 업무 비서도 개발 중이다.은행 챗봇 서비스는 생성형 AI와 향상된 NLP(자연어 처리 기술)를 기반으로 대화 형태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능이 발전하고 있다.신한은행은 감정 인식 분석을 통해 금융사고 상황이 의심되거나, AI 음성봇과의 대화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상담사를 연결해준다.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내 AI 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품 가입 권유뿐만 아니라 대출 상담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며, 하나은행은 자체 NLP 엔진을 적용한 ‘기업 하이챗봇’을 통해 기업 고객의 문의를 대응하고 있다.은행들은 생성형 AI 활용 외에도 기존 머신러닝 기반 AI 기술을 접목해 신용평가와 이상거래탐지 및 예방, 뱅킹 업무 자동화, 초개인화된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있다.AI는 직원들의 내부 업무 효율화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업무 비서 플랫폼 ‘AI ONE’을 구성해 직원들이 업무 검색, 서류 발송, 업무 관리용 대쉬보드 등 40여 개 업무 비서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내부 직원의 업무 효율을 최우선 목표로 KB-GPT, KB AI Translator(금융 분야 특화 번역 지원 서비스) 등 생성형 AI를 활용 중이다.다만 은행들의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서는 망분리 규제 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은행 전산망은 기본적으로 인터넷망과 분리된 환경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을 업무에 직접 활용하기엔 제약이 많아서다.박훈 삼성SDS 클라우드 전문가는 “은행들은 내부망에 AI를 자체 구축하고 기술 검증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업들과 비교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은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금융당국에서는 AI 활용을 촉진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이다.최근의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향은 크게 △규제 특례를 통한 인터넷망 상용 AI 서비스 허용 △금융사 내부망에 오픈소스 AI 적용 지원 △금융 특화 AI 학습 데이터 구축 △AI 활용 위험 최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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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글로벌 은행, AI 전문 인력 확보 주력… 은행 업무 54% AI 대체 가능해외 대형은행들은 생성형 AI와 은행 업무 간 통합을 강화하면서 AI 기술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전문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지난 2023년 11월~2024년 4월 중 AI 전문인력을 9% 늘렸다. 이는 전체 인력 증가율의 2배에 이른다.글로벌 은행이 활용하는 AI 기술은 생성형 AI로 확장해 챗봇 및 가상비서 등 대고객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대출 등 은행의 핵심 비즈니스로 확대하고 있다.씨티은행은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AI 기술로 기업대출에 필요한 서류 준비 과정을 간소화했으며, 대출 담당자가 보다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성형 AI 기반 대출 승인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은행들은 이밖에도 AI 기술을 활용해 증가하고 있는 금융범죄,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 등을 사전 방지해 은행과 고객의 손실위험을 관리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은행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AI 인력 대체 가능성이 큰 편으로 보고 있다.국제금융센터는 은행 직무 중 54%는 AI로 인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크고, 12%의 직무는 AI 활용으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해외 은행 간 AI 전문인력 확보의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AI 전환 시기를 놓치거나 투자여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실제 AI 인력들은 상위 10개 글로벌 은행들이 은행산업 전체 AI 인력풀의 51%를 차지하고 있다.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생성형 AI 기술의 전사적 활용으로 은행 지점 및 인력구조 변화를 비롯해 생산성 제고가 기대된다”면서 “다만 노동력의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중론이며, 인간이 의사결정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원들은 AI 도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