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연초 이후 11.2% 급락…최고가 대비 57%↓165개 ELS 손실구간 진입…총 발행 규모 2200억원증권가, 목표주가 일제히 하향…“투심 악화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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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원금손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연초 트럼프 리스크, 업황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잡고 있는 실정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오전 9시 20분 기준 전장(22만2000원)보다 2.70% 하락한 2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2만주, 253억원을 기록 중이다. 

    LG화학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 이상 빠졌다. 지난달 23일부터 4거래일 동안에만 9.76% 하락했으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도 장중 21만30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2월 19일 기록한 52주 최고가(52만원)보다는 57.31% 폭락한 상황이다. 

    주가 하락에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낙인(knock-in) 구간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3년 전인 지난 2022년 LG화학의 주가는 60~70만원선에 형성돼있었지만, 당시 상장된 ELS들의 낙인 베리어는 40~45% 수준으로 현재 주가 기준 모두 원금손실 빨간불이 켜졌다.

    ELS는 발행 이후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만약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연장된다. 다만, 최종 만기 전까지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정해진 수준 아래로 주가가 하락하면 가격 하락률만큼 ELS 전체 원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지난 2023년 발행된 ELS 가운데,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총 280개 중 165여개가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규모는 2179억6956만원이다.

    이들 중 KB증권은 지난 2023년 10월 기초자산 중 하나인 LG화학의 최초기준가격을 55만1000원으로 ‘KBable ELS 제3163호’를 발행했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녹인(45%) 기준가격인 23만7600원을 하회하는 23만7500원으로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키움증권도 3일 지난 2023년 10월 발행한 ‘제2692회파생결합증권’ 기초자산 중 LG화학의 주가가 최초기준가격 52만8000원에서 지난달 31일 23만7500원을 기록하면서 낙인 구간(45%)에 진입했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물론 낙인 구간에 돌입했다고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환 전까지 배리어를 충족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된다. 하지만, LG화학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트럼프 리스크와 업황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도 부진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8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46%,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75%씩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5150억원으로 74.9% 줄었다.

    증권가에서도 LG화학의 올해 1분기 실적 예상치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잡고 있다.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기존 66만원에서 53만원으로 하향했으며 ▲iM증권(47만원→32만원) ▲현대차증권(51만원→32만원) ▲유진투자증권(45만원→32만원) ▲삼성증권(47만원→30만5000원) ▲DB금융투자(45만원→30만원) ▲SK증권(45만원→30만원) ▲NH투자증권(38만원→3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첨단소재와 배터리는 고객사 재고 조정 지속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화학도 중국 부양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관세 이슈로 인한 트레이더들의 투기 심리가 악화돼 거래량 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하반기까지 원재료 납사 가격 하향 안정화 여부와 글로벌 화학 설비 구조조정 여부가 LG화학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된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좀처럼 LG화학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AMPC 축소 또는 폐지 등의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고, 석유화학 시황도 분명 다운사이클은 지나고 있으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수급 밸런스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모든 투자의 경제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최적의 자원 투입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며 “고성장·고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 3대 신성장동력의 내실 강화를 통한 확실한 경쟁우위 확보, 미래 준비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연구개발(R&D) 과제의 사업 가속화 등을 통해 단기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중장기 성장성 또한 견조히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