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협상 가능성에 시장은 일단 관망세 보여코스피 2500대 강세…뉴욕증시도 일제히 상승"관세 우려 완"…"보복 관세 시장 반응 제한적"
  •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했다. 양국 협상에 대한 기대도 감돌지만 여전한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25p(0.90%) 오른 2503.94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워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2512.05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952억 원 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83억 원, 469억 원 매수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4원 내린 1453.5원에 출발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지만 시장은 양국의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관망하는 모양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10일로 지정하고 미국이 중국에 60%가 아닌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양국이 대화를 통한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30%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72%, 1.35% 상승했다. 일단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분위기다.

    iM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관세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면서도 "여전히 관세리스크가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내 중국과 대화 계획을 밝힌 만큼 오늘 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통적 인접 우방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협상 끝에 유예됐지만 중국 관세는 4일 예정대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같은 날 중국도 미국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발표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사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중국의 경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보복 관세에 대한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라며 "미국이 가한 보편 관세에 대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한 반응이란 평가로 향후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국무원 승인 아래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산 석탄 및 LNG에 15% 관세를, 원유·농기계·대형자동차·픽업트럭에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은 아울러 텅스텐과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의 수출통제 조치도 발표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중 하나로 꼽히는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조사도 개시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발발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18개월 만인 2020년 1월 양국의 합의에 따라 갈등이 봉합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 제품 구매를 최소 2000억 달러 늘리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 상품에 대한 추가 고율관세 부과를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