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MBC에 자체조사 지도…MBC 진상조사 착수김문수 "청년들이 부조리하게 목숨 잃는 일 없어야"
  •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전국 기관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전국 기관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 사건과 관련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올해 첫 '전국 기관장 회의' 모두발언 말미에 이 같이 밝혔다. 오씨 사건과 관련해 주무부처 장관인 김 장관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장관은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젊은 청년이 너무나 안타깝게도 돌아가시는 사건이 있었다"며 "MBC는 책임감을 가지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관할 서울서부지청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해주기 바란다"며 "우리 고용부 전 직원은 장래가 유망한 청년들이 부조리한 근무환경으로 다시는 직장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업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부 서울서부지청은 최근 MBC 측에 고용 관계나 근무 형태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서부지청은 자료를 받아 오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실제로 프리랜서인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MBC는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게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내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MBC에 자체 조사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고, MBC는 지난 3일 외부인사인 법무법인 혜명 채양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오씨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최근까지도 부고 소식을 비롯해 사인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족이 오씨의 휴대전화에서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약 2750자) 분량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해당 의혹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