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취임. IPO 핵심 과제 "올해 상반기 내 IPO 완료 목표"1조5000억 수준 밸류 인정받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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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7월 그룹 VCM에 참석하는 강병구 대표. ⓒ뉴데일리DB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 대표는 올해 ‘기업공개(IPO) 성공’이라는 특명을 받았지만 조(兆) 단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지난해 2월 2일 취임했다. 지난 1998년 글로벌 물류기업 UPS에 입사한 후 2008년 삼성SDS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 UPS에 복귀해 글로벌영업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이후 2021년 CJ대한통운에 합류해 글로벌 부문 대표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영입됐다.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IPO가 꼽힌다.앞서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약 3000억원에 지분 21.87%를 확보했다.이후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PE 사업부가 인적분할해 2022년 2월 에이치PE가 설립됐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분을 승계했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롯데지주(46.04%)이며, 2대주주는 에이치PE(21.87%)다.롯데글로벌로지스는 투자 유치 당시 특정 기한까지 IPO를 하지 못하면 에이치PE가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다. 당초 풋옵션 행사 기한은 2021년 4월이었지만 올해 4월로 연기된 상태다.문제는 풋옵션 행사 시점인 4월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IPO를 하지 못하면 연대보증을 선 롯데지주가 연 복리 3%를 가산해 에이치PE의 지분을 사야 한다. 또한 IPO를 하더라도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낮게 정해지면 부족분을 롯데지주가 메워야 한다.일단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12월 승인을 받았다. -
- ▲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내 IPO를 한다는 목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올해 상반기 중 IPO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4월에 IPO가 이뤄지려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조5000억원의 상장 밸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한 1조2000억~1조3000억원을 넘어야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 부분에서 강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장 성공은 물론이고 조 단위의 밸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우선 IPO 분위기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2022년과 다르게 글로벌 경기침체, 탄핵 정국 등으로 위축됐다는 점이 거론된다.또한 공모가 산정에서 활용되는 동종업계 주가를 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2월 14만~15만원대에서 현재 8만원대로, ㈜한진도 같은 기간 2만7000원대에서 1만90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모가 산정에 불리한 요소다.올해 IPO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던 LG CNS가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한편, 올해 택배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타개하는 것도 강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특히 쿠팡이 로켓배송을 앞세워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CJ대한통운도 지난달 5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작하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업계 관계자는 “IPO를 철회했다가 올해 재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자금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원하는 몸값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