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판 반덤핑 조사 중 … 이르면 이달 말 예비 판정열연 반덤핑 놓고 엇갈려 … 동국‧세아‧KG스틸 등 반대무역위, 19일 조사 개시 여부 결정 … 일본 강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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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중국, 일본 등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두고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산 열연강판의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를 놓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앞서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제소한 중국산 후판 반덤핑 예비판정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저가 중국산 후판으로 인해 국내 철강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제소한 바 있다.후판은 통상 배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국내 후판보다 10~20% 낮은 값싼 중국산 후판이 국내에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조선업체들과의 거래에서 협상력이 떨어졌다.조선업체들은 국내 철강사에 후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국내 철강사들은 후판 가격을 더 낮추면 적자가 심화해 가격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면서 작년 하반기 결론 나야 했을 후판가 협상은 여전히 타결되지 않고 있다.철강업계는 중국산 후판 반덤핑 예비판정에서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통한 가격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익성 또한 개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열연강판과 관련해선 철강업체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갈린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얇게 펴 만든 철판 형태의 반제품이다. 주로 후공정 과정을 통해 자동차, 강관용 등 여러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무역위는 현재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사건의 조사 개시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오는 19일 이전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무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무역위의 결정을 앞두고 국내 철강사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고로(용광로) 운용사들은 덤핑 방지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이들로부터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일부 업체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현대제철은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무역위에 제소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면 열연강판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포스코도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국산, 일본산 열연강판을 소재로 완제품을 만드는 동국제강, KG스틸, 세아제강 등은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를 우려하고 있다. 반덤핑 관세 부과 시 가격 통제권을 상실할 것이란 분석에서다.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덤핑 관세 부과 시 원재료 비용 인상으로 연결돼 일부 업체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라며 "업계 내에서도 통일된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철강협회도 난감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특히 일본이 한국의 반덤핑 관세를 이유로 무역 조치 반격에 나선다면 국산 제품의 일본 수출에도 관세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 일본 측은 최근 국내 철강업계가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자 한국에 대해 무역 조치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마이 다다시 일본철강연맹 회장은 현대제철의 제소 이후 "수입 증가로 일본 철강사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어 무역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현재 수입강재 대책을 검토하는 한편 경제산업성 등 정부 기관에도 상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의 철강 관세 위험이 커지는 등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른 관세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