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2022억·영업익 715억 '사상 최대'순이익 792억원 … 3년 만에 '흑자 전환'원가율 축소에 금융비용 줄이여 수익성 개선한-중 고객사 고루 확보 … 매출구조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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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엔진
    한화그룹 편입 1년을 맞은 한화엔진이 조선업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타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가율 축소, 금융비용 절감 등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도 한층 개선,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 두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022억원으로 2023년 8544억원 대비 40.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87억원에서 지난해 715억원으로 719.5% 증가했다. 매출은 첫 1조원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률은 6%로 지난해보다 5%p 높아졌다.

    특히 3년 연속 적자였던 순이익이 지난해 792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판매가 중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원가율이 2023년 94.9%에서 지난해 90.3%로 개선된 데다 차입금이 2023년 2114억원에서 지난해 741억원으로 크게 감소하며 금융비용을 줄인 효과다.

    한화엔진(옛 HSD엔진)은 선박용 저속엔진 세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2월 한화임팩트가 2269억원에 지분 32.8%를 사들이면서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토탈 선박 건조 솔루션’을 갖춰 선박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엔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엔진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일감을 두둑이 쌓고 있다. 한화오션은 물론 삼성중공업, 중국 조선소 Yangzijiang(YZJ), New Times Shipbuilding(NTS)와 대만 CSBC 등 물량을 대량 확보하며 지난해에만 약 4049억원의 일감을 따냈다.

    한화엔진의 수주잔고는 2022년 2조1704억원, 2023년 2조5473억원에서 지난해 3조3841억원으로 3조 이상을 넘어섰다. 거래처별 수주잔고 비중은 삼성중공업(37%), 한화오션(30%), 중국 조선소(33%) 등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서도 대형 수주를 확보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연초 삼성중공업과 836억원에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도 6292억원 규모에 이르는 엔진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달에만 7000억 이상의 수주고를 올린 셈이다.

    한화엔진은 친환경 선박에 필요한 DF(이중연료) 엔진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DF엔진은 디젤과 가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시운전에 시간이 필요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한화엔진의 전체 수주잔고 중 DF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82% 수준이다. 2020년 18%에 불과했던 DF엔진 비중은 2021년 55%, 2022년 83%, 2023년 95% 등 올랐다가 지난해 다시 줄었다. 한화엔진은 앞선 기술력으로 DF엔진 수주에 주력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한화엔진의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이후 매년 1조 이상 수주고를 올리며 수주잔고를 두둑이 쌓았는데, 2022년 이후 정상마진에 이뤄진 수주물량이 납품을 본격화하며 체질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진은 수주 후 출하돼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평균 1년6개월이 소요된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물량이 든든히 뒷받침된 가운데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비중이 커지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수주물량 중 한국 고객사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52.6%에서 지난해 57.52.6%로 늘었다. 이 사이 중국향(向) 물량은 22%에서 38.5%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