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각종 악재에도 보합권 안착…0.18% 오른 55800원삼성생명·삼성화재, 삼전 지분 블록딜…금산법 위반 리스크 해소이재용 사법 리스크도 일단락…HBM 후발주자 기대감에 '꿈틀'
  •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데일리DB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더해 딥시크 충격, 실적 부진, 블록딜 등 각종 악재에도 장중 강한 회복력을 보이며 강보합권에 마감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8% 오른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5만4900원으로 하락 출발한 삼성전자는 꾸준히 반등세를 키워 상승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매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12일 주식시장 개장 전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42만2305주(2337억7471만9680원)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기존 8.51%에서 8.44%로 하락했다.

    삼성화재도 블록딜 방식으로 이날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408억5288만5504원)를 매각했다.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은 1.48%로 줄어들었다.

    삼성계열사들의 이번 지분 매각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현행 금산법상 금융 계열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 가지 체고를 위해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오는 17일까지 매입해 소각하기로 한 자사주 규모는 3조 원이다. 나머지 7조 원은 올해 11월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는 줄고 삼성생명·삼성화재의 보유 지분율이 올라가 금산법 규제를 위반하게 된다. 이번 블록딜로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종전 10%에서 9.92%로 낮아지면서 금산법 위반 리스크가 해소됐다.

    블록딜이 이뤄진 이후 주가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한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장 해석에 따라 그 정도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기도 한다.

    이번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 가치 제고라는 경영 전략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부당합병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된 점도 반등에 기여했다.

    중국 딥시크 충격 이후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2월 들어 6% 넘게 상승하는 등 주가가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지속된 삼성그룹 최고 경영자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2019년 이후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회장은 올해 3월 주총에서 등기이사 복귀로 책임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 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외에도 대형 인수합병 빅딜, 글로벌 AI 합작법인 설립 등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관세 제재 영향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중국 고객사에 삼성전자의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의 중국 제재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HBM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짚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한다)까지 동원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은 9888억 원으로 지난해 11월19일 1조 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