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3사, 작년 영업익 1.4조 전력 호황 사이클 … 노후 전력망 교체·AI데이터센터 건립 등 美 현지 공장 설립 등 '트럼프 리스크'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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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전력기기 대표 3사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뉴데일리
국내 전력기기 대표 3사인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전력·배전기기 호황에 따라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사는 지난해 전력 수요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송전망 개편,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업계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전력망 교체가 집중되며 전력기기 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 노후된 변압기를 비롯해 배전반, 차단기 등의 교체수요가 계속될 전망이다.◆ 급격한 성장 … 영업익 '껑충'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지속돼 이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2030년까지 진행될 전력망 교체 주기는 전력기기 업계에 지속적인 호황을 가져올 전망이다. 노후된 변압기와 개폐장치의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차단기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3조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2.9%, 112.2%의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7% 높은 3조8918억원을 잡고 있다. 지난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55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효성중공업은 매출액 4조8955억원, 영업이익 3625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익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3.8%, 40.5% 올랐는데 변압기 시장의 호황으로 중공업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특히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은 3151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6%를 차지했다. 건설부문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로 지난 2분기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LS일렉트릭도 지난해 매출 4조5518억원에 영업이익 3897억원을 내며 영업이익이 20% 늘어 눈에 띠는 성장을 이뤘다. 초고압변압기의 수요증가 영향으로 배전기 · 배전반 변압기 등의 연간 수주잔고는 2023년말 2조3000억원 규모에서 지난 연말에는 3조4000억원으로 1년새 48%나 확대됐다. - ◆ 美 공격적인 투자 … 결실 맺는다3사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생산시설 기반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7월부터 미국 앨래배마 법인 내 변압기 전문 보관장을 짓고 1만2,690㎡ 규모로 변압기 완제품 60대를 보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변압기를 뒀던 조립장에서 제품을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외부 장소로 제품을 보관·운반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증설공사는 올해 초에 완료된다.효성중공업은 2019년 12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를 인수하여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2024년 7월에는 670억 원을 투자해 해당 공장의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증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LS일렉트릭은 미국 AI데이터센터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일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미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거의 수주단계에 와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 쯤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 밝혔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이 잇따라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가운데 대표가 직접 수주 가능성을 알린 셈이다.전력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과 인공지능(AI) 시대로 인한 전력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든든한 수주고와 현지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당분간 호황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