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종목별 희비 엇갈려…‘KRX 기계장비’ 지수, 0.69%↓외국인, HD현대중공업 순매도 1위…“단기 과열 해소 국면”美 해군 수주·관세 무풍지대·LNG 수출승인 따른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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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해군 함정 수주 기대감과 관세전쟁 무풍지대 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수혜주로 상승가도를 달려오던 국내 조선주들이 외국인의 매도세에 일제히 하락장을 맞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해소 국면으로 보고,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 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0분 기준 국내 조선주 중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은 각각 0.46%, 0.25% 상승하고 있다. 반면 HJ중공업은 2.13% 하락하고 있으며 한화오션(-1.16%), HD현대중공업(-1.05%), HD한국조선해양(-0.44%) 등도 동반 약세다. 국내 조선주들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 지수는 0.69% 하락 중이다.

    앞서 지난주에도 이들 종목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한화오션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국으로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0일을 제외하고 4거래일간 25.84% 상승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8.61% 하락했고 ▲삼성중공업(–5.57%) ▲HD한국조선해양(-4.65%) ▲HD현대미포(-3.69%) ▲HJ중공업(-1.81%) 등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세를 보인 영향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HD현대중공업 880억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중공업 584억원 ▲한화오션 392억원 ▲HD한국조선해양 183억원 ▲HD현대미포 85억원 ▲HJ중공업 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2, 4위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대형 조선주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 4.07% 내렸고 신한자산운용 ‘SOL 조선TOP3플러스’, 삼성자산운용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조선해운’도 각각 3.00%, 2.76%, 2.65%씩 하락했다.

    국내 조선주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대표적인 수혜주로 분류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11일 미 의회에 따르면 마이크 리·존 커티스 미 상원의원은 5일 해군·해안경비대 준비 태세 보장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 방위조약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거나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안경비대 준비 태세 보장법’ 역시 동맹국 조선소에서 해안경비대가 사용하는 주요 선박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함정의 한국 건조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상상이 현실화하기 시작했으며 아직은 넘어야 할 벽이 많지만,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 미군 함정 건조 물량 확대 시 실질적으로 걸림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현재 연 1~2척 수준인 수상함 건조 능력은 필요에 따라 여러 배로 확대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오히려 건조에서의 관건은 선체를 담당할 한국 조선사보다 전투체계·체계통합을 담당하는 방산 회사에게 달려 있으며 특히 이지스함의 핵심인 이지스 시스템을 만드는 록히드 마틴 등 미국·유럽 소재 방산 회사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주들은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의 무풍지대로도 꼽힌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상선의 경우 국제적으로 무관세 품목일 뿐 아니라 미국 조선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도 않아 관세부과에 따른 미국의 실익도 없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신조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은 한국 외의 다른 대안도 없다”며 조선 부문은 관세 관련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루이지애나주 커먼웰스(Commonwealth) LNG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LNG 수출 허가 동결 조치 이후 미국의 최초 non-FTA 국가 대상 LNG 수출승인이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ational Energy Dominance Council)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주 본토 연안 석유 시추 금지 해제를 지시하는 등 에너지 패권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로이터는 인프라 증설 속도를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LNG 정책이 실제 수출량을 촉진하는 것은 2030년 즈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2029년 이후를 인도 시점으로 하는 LNGC 발주와 글로벌 FLNG 증설 가능성이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국내 조선 업종 전반에 걸쳐 수주 기대감이 증폭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조선주들의 최근 주가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으로 주가 하락 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2월 조선 업종에 대해 매도세로 전환했는데, 단기 과열 해소 차원에서 이 같은 매물 소화 국면은 불가피하다”며 “추격매수는 최대한 자제하고 단기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과정을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