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자체 브랜드 앞세워 사상 첫 매출 1조 예상에이블리 3600억·지그재그 2000억 역대 최대 전망카테고리 확장 주효 … 대형 패션 기업 실적 부진과 대비
  • ▲ 무신사 스탠다드 동탄점 ⓒ무신사 스탠다드
    ▲ 무신사 스탠다드 동탄점 ⓒ무신사 스탠다드
    경기 침체와 패션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패션 플랫폼들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알리·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으로 인해 국내 패션 플랫폼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카테고리 확장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강화 전략을 통해 견고한 성장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는 2022년 연결 기준 70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에는 40% 이상 증가한 9931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무신사의 성장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은 PB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공적인 확장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베이직한 스타일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3년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5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9개로 확대되며 3배 이상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해 매출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도 매출 360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 화장품, 식품, 라이프 등 전 카테고리에서 견조한 거래액 성장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이 회사는 2023년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당시 성과의 과실을 임직원과 공유해 영업이익 전액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기에는 마케팅 비용과 인프라 구축 비용이 크기 때문에 영업 적자가 일반적이지만 에이블리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전략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그재그의 매출은 2021년 652억원에서 2022년 1018억원, 2023년 1651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증가해왔다. 이러한 성장에는 2022년 4월 화장품 전문관 직잭뷰티를 론칭하며 패션 외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 그 결과 지난해 화장품 카테고리 거래액만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W컨셉은 지난해 매출 11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30배 이상 증가했다.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2021년 5월 신세계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매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W컨셉은 경쟁 플랫폼과 달리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펼쳤다.
  • ▲ 지그재그 뷰티페스타 ⓒ지그재그
    ▲ 지그재그 뷰티페스타 ⓒ지그재그
    패션 플랫폼의 실적 증가세는 국내 패션 대기업이 실적이 감소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2.4% 감소한 17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전년 대비 45% 감소한 268억원에 그쳤다. 한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8% 감소한 635억원을, F&F 또한 18.3% 줄어든 45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물가로 보다 C-커머스를 통한 해외 브랜드 의류 직접 구매(직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직구액은 7조9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중국에서의 직구액은 4조7772억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하며 전체 해외 직접 구매액의 60%를 차지했다.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의 구매액 증가율이 12.9%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정식 유통되는 제품보다 저렴한 직구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위축된 투자 환경에서도 기업들이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기울이며 주요 플랫폼들이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대규모 투자금을 바탕으로 외형을 키우는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 개선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한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