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이자부담 장기화…급매→집값하락 지속될 듯상계주공 1단지 직전거래比 2억↓…도봉·강북도 약세"기준금리 동결 시 매물증가·가격하락 압력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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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지난해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거래가 줄더니 최근엔 초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없어요. 집주인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호가를 낮춰서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받아주지 못하고 있죠. 하반기 대출규제가 더 강화될 예정이라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이쪽 지역은 올해 부동산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거에요."(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돼 영끌족 성지로 불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부담이 커지자 호가를 낮춘 매물이 풀리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따라 집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에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일 6억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9월 거래된 8억17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하락했다.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41㎡의 경우도 작년 7월 5억1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올해 1월 4억7500만원에 거래되면서 3500만원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도 지난달 31일 전용 32㎡ 매물이 3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나면서 최고가 5억5000만원 대비 2억이 떨어졌다.도봉구 쌍문동 현대아파트 전용 70㎡도 지난해 11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같은해 9월 거래된 5억7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강북구에서도 번동솔그린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22일 최고가 7억4500만원 대비 1억7000만원 떨어진 5억75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도봉구 쌍문동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에 실거주자들도 집을 내놓으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면서 "젊은 영끌족의 경우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매매 퇴로조차 막히면서 경매로 내놓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실제로 노도강 지역에선 아파트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5944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5322건 대비 11.6% 증가했다. 또 도봉구(2157건→2543건)와 강북구(1215건→1442건)도 각각 17.8%, 18.6% 늘었다. -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노도강 지역 집값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 지역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원리금 상환과 이자부담을 느낀 영끌족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고 투자수요도 위축돼 집값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시행하면서 스트레스 금리 1.5%p가 적용되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든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선 결국 기준금리 인하·동결 여부에 따라 매물적체와 가격조정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덧붙였다.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당시 금통위원 전원은 3개월 뒤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며 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다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연내 금리인하 횟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0~1회로 형성되고 있어 한은도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만약 기준금리가 동결될 경우 부동산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높은 대출금리 유지로 실수요 자금부담이 지속돼 거래가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추후 매물증가, 가격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