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폐지 지연에 기대감↓…급매물 증가 조짐창동 상아1차 58㎡ 3.5억…최고가대비 절반수준미미삼·상계주공도 약세…"재건축 접어야 할 판"
  • ▲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뉴데일리DB
    ▲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뉴데일리DB
    미약하게나마 온기가 돌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연초 탄핵정국과 그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가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단지에선 '이제 재건축은 끝났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국토교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준공 38년차 재건축 추진단지인 도봉구 창동 '상아1차' 전용 58㎡는 지난달 7일 3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직전거래인 5억6500만원에서 두달만에 2억1500만원이 빠졌다.

    해당면적 매물은 시장호황기인 2021년 11월 7억35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었지만 3년반만에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또다른 재건축 추진단지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17일 최고가보다 3억1300만원 빠진 6억27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5억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이 매물은 지난 2월 6억6000만원에 팔리며 가격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최근 다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계주공과 함께 노원 재건축 대장단지로 꼽히는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속칭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에서도 하락거래가 나오고 있다.

    '삼호3차' 전용 59㎡는 지난달 27일 직전거래보다 4900만원 하락한 7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최고가인 9억8000만원의 79% 수준 거래가다.

    강북구 번동 '주공4단지' 전용 76㎡도 지난달 14일 최고가보다 2억1300만원 낮은 5억3700만원에 손바뀜됐다.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이같은 거래흐름은 재초환 폐지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사업 기대감도 낮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을 때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윤석열정부는 재초환 폐지를 추진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탄핵정국 등으로 재초환 폐지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재건축아파트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노원구 T공인 관계자는 "강북권에서 수억원대 분담금을 부담할 집주인들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최근 상계주공5단지 시공사 선정입찰이 무응찰로 끝나 지역내에서 재건축에 대한 회의론, 반대여론이 더 커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지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호가를 500만~1000만원 정도 내리겠다는 집주인들이 꽤 있다"며 "현재 가격만 유지해도 선방했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주요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하락거래가 잇따르면서 노도강 전체 집값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주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강북구는 직전주 0.04%에서 보합(0.00%), 도봉구는 0.001%에서 보합 전환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격 상승세가 멈춘 곳은 강북구와 도봉구 2곳뿐이다. 노원구는 직전주에 이어 0.01% 오르는데 그쳤다.

    노원구 C공인 관계자는 "연초까지 상당부분 소진됐던 급매물들이 최근 하나둘 다시 나오는 분위기"라며 "대선 때까진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