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포스트 IPO’ 지수, 올해 22.43% 상승…이달에만 13%↑2월 상장 심사 철회 4건…상장 예심 신청도 1월 5건 → 2건“과열 분위기 진정되며 투심 개선…옥석가리기 장세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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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연초 새내기주들의 주가 부진으로 상장 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과열된 기업공개(IPO) 분위기가 진정되며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보면서도 투자자들의 종목별 옥석 가리기 장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13개 기업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16.4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상장한 6개 종목(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현대힘스·포스뱅크·이닉스·스튜디오삼익)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168.91%)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만, 2월 첫째 주까지 상장한 8개 기업의 평균이 –14.74%였던 점과 비교하면 개선세가 눈에 띈다.

    이들 종목 중 현재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곳은 8곳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전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모티브링크는 193.50% 폭등했고 ▲피아이이(146.8%) ▲아스테라시스(89.35%) ▲오름테라퓨틱(84.25%) ▲아이에스티이(83.77%) ▲동국생명과학(55.78%) ▲삼양엔씨켐(32.78%) ▲동방메디컬(10.19%) 등이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던 피아이이(-12.80%)와 삼양엔씨켐(-0.22%), 동방메디컬(-7.81%)은 최근 상승 전환한 반면 ▲데이원컴퍼니(-48.38%) ▲미트박스(-45.68%) ▲아이지넷(–45.21%) ▲LG CNS(-17.12%) ▲와이즈넛(-15.29%)은 여전히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신규 상장주들로 구성된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연초 이후 22.43% 상승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 중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기업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편출하는 해당 지수는 이달에만 13.61% 올랐다. 이에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포스트 IPO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19.28%의 수익률을 거뒀다.

    일반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참가율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들어 2월 첫째 주까지 일반 청약을 실시한 기업들의 평균 경쟁률은 384대 1에 그쳤지만, 지난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모티브링크(1667.23대 1), 위너스(1747.74대 1), 엘케이켐(652.56대 1)의 평균 경쟁률은 1355.84대 1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세 기업에 몰린 청약증거금은 8조6469억원에 달한다.

    연초 공모주 시장은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사태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정책 리스크 등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자 공모주에 대한 투심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7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내며 2600대에 안착하기도 했다.

    또한 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기업들이 재도전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은 피아이이, 아이에스티이, 오름테라퓨틱 등도 모두 기업가치를 하향해 재도전을 진행한 기업들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을 모두 초과하는 명백한 과열 흐름을 이어갔다”며 “올해는 공모 재도전에 나선 기업들이 공모확정가 안정화에 일조하며 상장일 단기 과열보다는 상장 이후 추가적인 상승과 반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초 IPO 시장의 부진으로 상장 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앰스틱바이오, 영광와이케이엠씨, 에이모, 디비금융제14호스팩 등 4곳이 심사 단계에서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철회가 한 건도 없었다.

    신규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도 지난달 5건(싸이닉솔루션·그래피·숨비·엔알비·노베티노빌리티)에서 2건(삼양컴텍·지투지바이오)으로 줄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녹록지 않은 IPO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IPO 제도개선 방안이 공모주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IPO 제도개선 방안은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확약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배정 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가 발표되며 위축된 IPO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된 모습”이라며 “7월 시행될 세부 내용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지만, 미확약 수요예측 참여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확실해 보임인다. 중장기적으로 신규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시장 친화적인 기업가치로 상장을 시도해 전반적 분위기가 개선될 수는 있겠으나, 단기적인 투심은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신규 상장 종목의 전반적인 주가 반등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다”며 “과열된 분위기가 식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기회가 빠르게 찾아올 수 있으며 단기 차익과 확약을 통한 공격적인 수요예측 참여보다는 기업 내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공모시장도 활기를 찾는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투심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종목별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