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케이켐, 공모가比 254.76% 폭등…7만4500원위너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의 ‘따따블’‘KRX 포스트 IPO’ 지수, 올해 26.52%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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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찬바람이 불던 국내 공모주 시장에 따뜻한 봄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하더라도 새내기주 대부분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지만, 이달 들어 국내 증시 강세와 기업공개(IPO) 재수생들의 기업가치 하향 안정화 등으로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프리커서 소재 양산화 기업 엘케이켐은 이날 오전 10시 35분 기준 공모가(2만1000원)보다 254.76% 오른 7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개장 직후 238.57% 상승한 7만11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7만7100원(267.14%)까지 치솟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91만주, 2850억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엘케이켐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2109개 기관이 7억8946만7000주를 신청했다. 이에 단순 경쟁률은 1052.62대 1을 기록했으며 최종 공모가는 참여 기관 99.43%가 희망 밴드(1만8000~2만1000원)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2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13일과 14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은 652.56대 1로 집계됐고 청약 증거금은 약 1조7130억원을 끌어모았다. 청약 건수는 8만3112건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엘케이켐은 반도체 박막 증착 공정(ALD)용 리간드·프리커서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으로 독보적인 합성·정제 기술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프늄 프리커서(CP-Hf) 특허 만료에 맞춰 핵심 소재인 하프늄 테트라클로라이드(HfCl4)의 양산화를 추진하고 전 공정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엘케이켐은 이번 코스닥 상장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정밀 유기화학 소재·고순도 화학 소재 생산시설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합성·정제 설비를 확충하는 등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핵심 소재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내 IPO 시장은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었다. 실제 올해 들어 2월 첫째 주까지 국내 증시에 신규 입성한 8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올해 첫 초대어로 주목받았던 LG CNS마저 상장 첫날 9.85% 하락 마감하면서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불던 공모주 한파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지속하면서 얼어붙은 투심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아이에스티이(97.37%)를 시작으로 오름테라퓨틱(9%), 동국생명과학(39.22%), 모티브링크(193.50%) 등이 상장 첫날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전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위너스는 공모가(8500원) 대비 300% 급등한 3만4000원에 마감하며 올해 첫 ‘따따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21일 상장한 티디에스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위너스는 이날에도 13%대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난해 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기업들이 올해 재도전에 나서면서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은 피아이이, 아이에스티이, 오름테라퓨틱 등이 모두 기업가치를 하향해 상장에 재도전한 기업들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을 모두 초과하는 명백한 과열 흐름을 이어갔다”며 “올해는 공모 재도전에 나선 기업들이 공모확정가 안정화에 일조하며 상장일 단기 과열보다는 상장 이후 추가적인 상승과 반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상장주들로 구성된 ‘KRX 포스트 IPO’ 지수도 연초 이후 26.52% 상승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다. 해당 지수는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 중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기업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편출한다. 포스트 IPO 전략을 활용한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포스트 IPO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15.95%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공모시장도 활기를 찾는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투심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당분간 종목별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IPO 제도 개선 방안이 공모주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IPO 제도 개선 방안은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확약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배정 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가 발표되며 위축된 IPO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된 모습”이라며 “7월 시행될 세부 내용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지만, 미확약 수요예측 참여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확실해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신규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시장친화적인 기업가치로 상장을 시도해 전반적 분위기가 개선될 수는 있겠으나, 단기적인 투심은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