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LCD TV 패널 가격 상승세수요 높은 대형 패널 중심 상승中 경기부양 여파에 트럼프 관세까지중국산과 경쟁 치열 … 가격인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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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 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 시행에 따라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생산량이 갑자기 조절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글로벌 T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익성 확보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월 LCD TV 패널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32인치 패널 가격은 0.5달러, 43인치는 1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50인치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55인치, 65인치, 75인치 패널 가격은 각각 1달러, 1달러, 2달러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수요가 높은 6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몇 달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 65인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173달러에서 올해 1월 175달러, 2월 177달러로 2.3% 증가했다.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패널 가격 상승을 우려한 LCD TV 제조 업체들이 구매량을 전략적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아울러 세계 최대 TV 시장 중 하나인 중국 내수 수요와 함께 관세가 반영되기 전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졌다.업계에서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시행이 이어지는데다 중국 제조사들의 구매 동력도 여전히 강력한 만큼 당분간 패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올해도 이구환신 정책을 지속·확대하기로 하고, 3000억위안 규모 특별국채를 발행해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여기에 관세 등에 따른 시장 수요 불확실성도 TV 패널 가격 인상 추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세트 TV 제조사들이 최종 소비자 수요 변화에 따라 주문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패널 제조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는 만큼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위해 생산 조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TV 패널 뿐 아니라 모니터 패널 가격도 당분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오픈셀 패널 기준 0.1~0.2달러 인상될 것으로 봤다. 또한 패널 모듈 가격의 경우 21.5인치 FHD는 0.1~0.2달러, 23.8인치 FHD는 0.2~0.3달러, 27인지 FHD는 0.1달러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패널 등 원재료 상당수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의 고민도 함께 깊어질 수 밖에 없다.삼성전자의 작년 3분기 누적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5조9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TV 디스플레이용 LCD 모듈 매입액은 3조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입액 비중 또한 삼성전자 8.8%→11.2%, LG전자 38.9%→42.4%로 증가했다.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지만 가격을 섣불리 올리기도 쉽지 않다. 최근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사들이 자국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를 넓히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 중국 TCL·하이센스·샤오미의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1.3%로 삼성·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를 넘어섰다. 글로벌 TV 출하량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한국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그나마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되는 2500달러 이상 TV에서는 한국기업들의 상황이 낫지만 중국의 LCD를 활용하는 대형 LCD TV에서는 중국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면 경쟁력에서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업계 관계자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에 사용되는 철강 관세가 공식화한데다 TV 또한 관세 리스크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가전제품 다방면의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현지 투자에 나설 수도 없어 유연한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