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 한 달간 15% 감소 … ‘김치 프리미엄’ 소수점대로트럼프發 관세전쟁에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 국제 금 가격↑ACE KRX금현물ETF·삼성 KRX금현물ETN 수익률·거래량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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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값이 한 달여 만에 14% 넘게 빠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도 내려앉았다. 국내 금값의 국제 시세 대비 괴리율인 ‘김치 프리미엄’이 20%대에서 소수점대로 좁혀지면서다.

    시장에서는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 속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기 수요가 몰려 가격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장(13만8690원)보다 0.59% 오른 13만951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53.87kg, 49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제 금값의 경우 미 동부 시간 기준 오후 2시께 전 거래일 대비 1.6% 상승한 온스(oz)당 2979.76달러(한화 약 344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국내외 금값 괴리율은 약 0.108%대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달 14일 국내 금값은 1g당 16만353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당시 국제 금값과의 괴리율은 장중 최고 24%, 종가 기준 20.13%에 달했다. 약 한 달여 만에 국내 금값은 14.69% 감소했고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도 해소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시세 대비 KRX 금 현물 값은 이론적인 가격보다 과도한 프리미엄을 확대했었다”며 “국제 시세보다 20% 비싸진 금값에 차익을 실현 매물이 나오자 국내 금값은 약 2주간 떨어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국내 ETF·ETN 시장에서도 금 현물 관련 상품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은 이 기간 15.58% 폭락했다. 해당 종목은 연초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28.72% 급등했지만, 이후 한 달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모습이다. 한투운용 측은 지난달 20일 “현재 국내 금 시장과 국제 금 시장의 괴리가 높은 수준인 만큼 향후 KRX금현물 ETF에 단기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TN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 KRX금현물 Auto-KO-C 2810-01 ETN’과 삼성증권의 ‘삼성 KRX 금현물 ETN’이 각각 14.77%, 14.22% 하락했다. 금 선물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0.91%), ‘한투 레버리지 금 선물 ETN’(-0.62%),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0.22%)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ACE KRX금현물’은 지난 14일 거래량이 476만좌에 달했지만, 전날에는 89만좌로 81.30%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미래에셋 KRX금현물 Auto-KO-C 2810-01 ETN’과 ‘삼성 KRX 금현물 ETN’의 거래량도 각각 88.24%, 53.85%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차익을 위한 보유보다는 중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금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현재는 금 강세 요인이 우세하지만, 금리 달러 전망 등 변수가 상존하는 가운데 최근의 투기 수요가 과도한 만큼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 존재한다”며 “특히 최근 금 가격은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앙은행 수요·글로벌 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은 주식 채권 등의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을 때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우수한 자산”이라며 “현재 금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단기 차익을 위한 보유보단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중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