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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자동차 고의사고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금감원은 20일 '2024년 자동차 고의사고 보험사기 조사 결과 및 소비자 대응 요령'을 통해 올해 자동차 고의사고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738건의 사고를 유발해 82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자 431명을 적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소득이 불안정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보험사기 행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혐의자의 88.6%가 20~30대 남성이었으며, 이 중 93.5%가 친구·가족·직장동료 등 지인과 공모해 사고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45명(56.8%)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37명(31.7%)으로 뒤를 이었다.
고의사고 혐의자들은 진로변경 차량, 교차로 통행 차량, 후진 차량을 대상으로 과실이 많은 상대방을 겨냥해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진로변경하는 차량을 감속 없이 추돌한 사례가 1078건(62.0%)으로 가장 많았고, 교차로에서 좌·우회전 차량과 충돌한 사례가 207건(11.9%), 일반 도로에서 후진 차량을 대상으로 피하지 않고 사고를 유발한 사례가 139건(8.0%)로 나타났다.
특히 교차로나 회전교차로, 합류차선 등 교통량이 많거나 취약한 도로 환경을 악용한 사례가 많았다. 교차로에서 피해 차량이 진행차선을 침범하는 경우를 이용한 사고가 296건(17.0%)이었으며,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 시간대에도 502건(28.9%)의 고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의사고 혐의자들은 사고 발생 후 경찰 신고를 회피한 비율이 94.4%에 달했으며, 평균 3.8명이 동승해 신속한 합의를 유도하고 보험금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편취 금액을 확대했다. 사고에 사용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자가용(994건, 57.2%)이 가장 많았으며, 렌터카(338건, 19.4%)와 이륜차(291건, 16.7%)도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혐의자들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자동차 고의사고 공모자를 모집하고, 주요 혐의자 차량에 동승하거나 가해자·피해자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조직적인 보험사기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협회와 협력해 고의사고 다발 지역에 대한 예방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고 다발 지역 인근 버스정류장 광고, 블로그·SNS 홍보,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등을 활용해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청년층이 자동차 고의사고에 연루되지 않도록 금융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렌터카·이륜차를 활용한 고의사고가 증가하는 만큼 관계기관과 조사기법을 공유하고 새로운 혐의군을 포착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블랙박스 영상 분석 기법을 고도화하는 등 자동차 고의사고 조사 역량을 강화해 증거 확보력을 높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사기가 점점 더 조직적이고 지능화되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적발 기법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보험사기에 연루될 경우 중대한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보험사기 알선·유인을 목격하거나 권유받은 경우 금융감독원이나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