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차 3.90% 강세 마감…현대모비스 4.88% 급등트럼프 품목 관세 보류 방침에 투심 회복현대차·기아 美누적판매 3000만대 코앞공매도 재개 시 외인 수급 개선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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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 상승세 속에서도 트럼프발(發) 관세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소외됐던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내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에 함께 동시에 부과될 예정이었던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가 뒤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증권가에선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수급이 확대되면 자동차 업종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90%% 오른 2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우(1.93%), 현대차2우B(3.41%), 현대차3우B(2.13%)도 동반 강세였다.기아의 주가도 전일 대비 3.13% 오른 9만8700원에 마감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4.88% 급등했다.현대차 그룹주 전반이 강세를 보인 건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2일 발효할 관세의 범위를 좁히고 있다는 외신 보도 영향으로 보인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반도체 등 개별 산업에 적용하는 품목별 관세는 뒤로 미뤄두고, 상호관세 먼저 부과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멕시코나 한국 생산 의존도가 커 관세 부과에 따라 오히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유독 한국 자동차 업종에만 집중됐었다"며 "관세 제외 가능성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업종 전반의 주가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와 더불어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에 현대차·기아가 누적 판매 3000만대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1986년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 2930만3995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1711만6065대)와 기아(1218만7930대)를 합친 수치다.
올해 자동차 업종은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인한 수익성 둔화 등을 이유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9.6% 가까이 오르면서 2630선을 웃돌고 있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이날 급등세에 힘입어 겨우 0.47% 상승한 상태다. 기아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1.9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현 주가 수준이 이미 관세 우려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 우려에서 벗어나면 현대차와 GM의 공동 생산 차종 발표, 기아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 로보틱스 기술 발전, 일본 도요타와의 협력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이 많다는 평가다.
만약 4월 미국 관세 부과가 확정되더라도 경쟁사 대비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주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면 생산거점이 있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의 업체 타격이 더 강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GM의 구체적인 협업 내용은 다음달 중 발표될 전망으로, 관세 부담 완화 및 북미 내 행보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관세 이슈가 해결되면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EV 라인업 성과, 다양한 신차종 투입기대감,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비롯한 로봇 통한 신사업 또는 비용 효율화(2025년 아틀라스의 생산공정 투입,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된다"며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출시, 토요타, GM, 엔비디아 등과의 협력, 도심항공교통(UAM), 수소 신사업 등이 그 어느 것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여줄 카드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 섹터는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 시 대표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외국인 지분율은 2024년 1월 대비해서 국내 업종 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며 "밸류에이션이 극히 저평가 받고 있는 상태인 만큼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수급이 확대될 경우 자동차 업종 매력도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완성차는 충분한 기간 조정을 거쳤고 가격 메리트도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 전쟁이 격화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 시점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며 대외 변수로 인한 주가 조정을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