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트남에 관세 46% 부과 … 피해 불가피미국향 갤럭시 상당수 생산 … 연간 1억 대'갤럭시 A 시리즈' 등에 AI 더해 시장 공략애플 아이폰 생산 90%가 中 … 판도 바뀔까
  • ▲ 갤럭시 A56 5G.ⓒ삼성전자
    ▲ 갤럭시 A56 5G.ⓒ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수입국에 대한 상호관세가 현실화하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당분간 관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보급형 시리즈 판매에 집중해 탈출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인도 등에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삼성전자는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해당 국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이유로 미국 수출 제품을 제조하는 해외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베트남(46%), 태국(37%), 인도(27%) 등으로 모두 한국보다 높다. 

    특히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 세 곳에서 자사 연간 생산 스마트폰 물량의 50%가 넘는 1억대 이상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서 생산한 제품 상당수는 미국 시장에 공급된다.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직격타를 맞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 보유 중인 재고로 상호관세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 모델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 등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 등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당분간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래그십 수요가 대다수인 미국과 달리 신흥국가 위주로 수요가 높은 A 시리즈는 관세 영향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A 시리즈는 갤럭시의 중급 가성비 모델이나 올해부터 ‘어썸 인텔리전스 AI’를 탑재하며 AI 기능을 더했다. 갤럭시의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플래그십과 보급형의 장점을 절충해 중상위 시장을 잡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처음으로 A 시리즈의 글로벌 언팩행사를 열고 그달 말 A56, A36, A26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등 보급형 라인에 힘을 주고 있다. 내부적으로 올해 A 시리즈에서만 1억 대 판매 돌파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 갤럭시 A 시리즈는 8900만대 이상 팔렸는데, 최소 1100만대 이상을 팔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관세 리스크가 삼성전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애플의 경우 생산량 90%가 중국에 집중돼있어 상호관세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기존 적용돼온 20%의 관세에 34%의 상호관세가 부과되며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의 관세가 54%로 급등하게 돼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애플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4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최근 내놓은 보급형 모델 아이폰16e가 비싼 가격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만큼 삼성이 보급형 라인의 성능과 가격을 내세워 그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관측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최근 모바일경험(DX) 부문장을 맡게 된 노태문 사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DX부문은 관세 외에도 엑시노스 2500 탑재, 갤럭시 엣지 및 폴더블폰 등 신규 폼팩터 출시와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상호관세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맞지만 미국의 경우 플래그십 수요가 많은 만큼 고급 소비자층은 가격 인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생산기지 이전 등이 당장은 검토하기 어려운 만큼 소비력이 있는 신흥국가를 대상으로 한 보급형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