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니, 2022년 선보인 8K TV ‘Z9k’ 생산 중단콘텐츠 부족·높은 가격에 대중화 이르다 판단한 듯삼성전자, 8K 제품 꾸준히 생산 ‘초 프리미엄 겨냥’中 따돌릴 기술 리더십 확보 … 수익성 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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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의 2025 Neo QLED 8K QNF990 모델.ⓒ삼성전자
소니가 8K TV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등 주력모델에서 꾸준히 8K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시장 개화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판매량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최근 유일한 8K TV 모델인 브라비아 Z9K 시리즈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남아있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만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소니는 지난 2022년 프리미엄 브랜드 ‘브라비아’ 시리즈를 통해 75인치와 85인치 두 사이즈의 8K TV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기업들이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자 초고화질 제품을 통해 점유율과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시장 개화가 늦어지며 8K 시장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대신 4K UHD 기반의 QD-OLED 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 입지를 다져나가기로 했다.소니의 이 같은 결정은 콘텐츠 부족에 따라 소비자 수요가 정체된 점, 높은 가격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2012년 8K 해상도 TV가 최초로 공개될 때만 하더라도 ‘꿈의 화질’로 불리며 급격한 시장 성장이 예고됐다. 그러나 여전히 8K 전용 콘텐츠가 미미한 데다 에너지 규제 강화로 고효율 가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며 시장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현재 8K 화질로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일부 정도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대다수 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아직 4K가 주류다. 또한 8K TV가 4K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에서 규제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비싼 가격도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8K TV는 통상 1000만원 이상부터 시작한다. 섣불리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화면크기가 클수록 8K 경험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인데, 화면을 키우니 가격도 함께 비싸지는 식이다. 이러다보니 8K 시장 개화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업계에서는 소니의 퇴장으로 삼성전자가 8K T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3년 이후 8K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LG전자와 달리 꾸준히 8K TV를 생산해오며 8K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2025년형 Neo QLED 8K(QNF990) 제품을 선보였으며 현재 개발 중인 RGB 마이크로 LED TV도 8K 제작을 검토 중이다.삼성전자의 꾸준한 8K 라인업 출시는 주요 모델에 풀라인업을 구축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중국업체의 추격에 맞서 선제적 기술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우선 8K TV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인만큼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고급화하는 효과가 있다. 기술력과 혁신성이 돋보이는 제품 라인업은 소비자들에게 ‘미래지향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이는 다른 제품 라인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아울러 최근 가성비를 앞세워 추격해오는 중국기업들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기업들은 8K와 16K등 초고화질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4K와 큰 차이점 없는 화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경우 추후 시장 개화시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다. 향후 관련 콘텐츠 제작사, 방송사,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협업 등을 통해 또다른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해진다.다만 8K 시장 개화가 늦어지는만큼 수익성 부분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8K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 보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AI TV나 초대형 TV 등을 중심으로 하는 프리미엄 시장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8K 시장이 개화하는 경우 삼성전자가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겠지만 당장의 수익성을 따져보면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마이크로 LED, OLED 등 고화질 TV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단순 해상도만을 기준으로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