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LNG 대체재 찾기 분주천연가스 가격 이달 20% 이상 하락관세전쟁 확산에 경기둔화 우려 여파용선료 하락→LNG선 발주 감소 우려
-
- ▲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글로벌 관세전쟁이 에너지로 확산하면서 천연가스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했고, 미국은 동맹국에 적극적인 LNG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관세전쟁 장기화 시 LNG 가격변동을 시작으로 가치사슬 전반에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23일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석유업체들은 미국산 LNG 수입을 중단하고 아랍에미리트(UAE)와 LNG 구매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미·중 간 관세폭탄에 무역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수입업자들이 고율의 관세 부담을 피해 대체재를 찾아 나선 모습이다.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내년부터 5년간 연간 50만톤의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민영 ENN천연가스는 2028년부터 15년에 걸쳐 연간 100만톤을 ADNOC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 국영 에너지업체 전화석유도 내년부터 ADNOC에서 5년간 LNG를 도입하기로 했다.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지난 2월 6일 미국에서 출발한 6만9000톤급 LNG선의 중국 도착 이후 중단됐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10%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2월 10일부터 미국산 LNG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LNG를 실은 배들은 방향을 틀었고, 이후 양국의 거듭된 보복 조치로 중국의 대미 관세율이 125%까지 오르며 교역 체계가 무너졌다.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임기 때도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산 LNG 수입을 약 400일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은 석탄과 재생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LNG의 경우 미국보다 러시아, 호주 등에서의 수입량을 늘리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중국에서 소비된 LNG의 6%가 미국에서 수입됐는데, 이는 2021년 최고치인 11%에서 줄어든 수치다.업계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과거 양국 간 무역이 재개된 당시는 가스 수요가 급증한 시기였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현재 LNG 공급보다 수요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수 있어 교역을 재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실제 글로벌 관세전쟁 격화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 56분 현재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일보다 0.23% 오른 MMBtu(가스 열량 단위) 당 3.042달러에 거래 중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이달 초 4.1달러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최근까지 25% 이상 빠져 있다.중국에 팔리지 못한 미국산 LNG는 유럽 등 타지역에 공급, 이는 LNG 가격 하락을 부추길 전망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어스펙츠는 “관세가 사실상 교역 금지 수준까지 올라가면 무역 흐름이 재편될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 전체 LNG 수요는 500만~1000만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에서는 LNG 가격이 약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LNG의 매수자 우위 시장이 장기화할 시 LNG 가격 약세가 계속되고, 이는 LNG선 용선료 하락→LNG선 발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귀추가 모이고 있다. LNG선 용선료가 내렸다는 것은 배를 임대하는 해운사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의미로, 선주들이 신규 LNG선을 발주할 동력이 약화한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의 신규 LNG선이 시장에 풀리며 용선료가 약세를 보였고 올해도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큰 손인 중국을 적으로 두고 알래스카 LNG 개발을 추진하는 경우 공급량은 더 늘어날 것이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