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와 조율 중 매각가 1조원 초반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현금 흐름 중요"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이어 LC타이탄 매각 검토
  • ▲ LG화학 담수화 필름ⓒLG화학
    ▲ LG화학 담수화 필름ⓒLG화학
    LG화학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담수 필터 사업을 약 1조원에 매각한다. 

    롯데에 이어 LG도 석유화학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 재편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워터솔루션 부문을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와 조율 중이다. 

    워터솔루션 부문은 바닷물을 산업용수로 정화할 수 있는 RO멤브레인 필터를 만든다.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2위다. 

    매각 당사자는 사모펀드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주고 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EBITDA의 약 20배인 1조원 초반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의 워터솔루션 부문 매각은 다소 급작스러운 면이 있다. LG화학이 적극적으로 해당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워왔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사우디 알코라예프 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사우디 현지에서 담수 필터 소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집트 및 이스라엘 주요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에서 LG화학이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으며, 알제리와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다져놓은 상태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업황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현금 흐름이 너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NCC 및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매년 4조원 규모로 진행하는 설비 투자를 올해 2~3조원 수준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이같은 자산 매각 움직임은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지분 매각, 미국 루이지애나 법인 지분 담보 대출, 일본 레조낙 지분 매각 등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0년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말레이시아의 LC타이탄도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타이탄은 매년 3000억~5000억원을 벌여들여 '캐시카우' 역할을 했으나 업황 부진으로 지금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워터솔루션 부문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