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 경합 펼쳐최고 성능 평가 기준 공정성 논란방사청, 법무 검토해 기준 확정 예정
  • ▲ Chat GPT가 생성한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Chat GPT가 생성한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참여한 방위사업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구매 사업'에서 평가 기준을 놓고 이견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올 5월 말로 예상되던 다목적 무인차량의 사업자 선정이 미뤄져 우리 군의 전력화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올해 2월 21일까지 육군본부 시험평가단 주관으로 다목적 무인차량의 시험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구매 사업은 제안서 평가를 시작으로 구매 시험평가, 업체별 최고 성능 확인 및 협상을 거칠 것으로 예정 돼, 두 장비 모두 작전 운용 성능(ROC)을 충족하며 사업자 선정이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방사청이 기종의 최고 성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업체 간 논쟁이 발생했다.

    다목적 무인차량의 ‘최고 성능’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을 두고 입찰 업체에서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는 차량의 속도와 탑재 중량 등 6개 평가 항목을 공인 기관에서 인증해 구체적인 성능 입증 자료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높은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가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데, 한 업체는 군의 요구 성능 수준으로 제안서를 기재했고, 다른 업체는 최고 성능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은 작년 4월 입찰 공고 일주일 뒤 진행된 사업설명회에서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며 평가 기준, 최고 성능 확인 및 기종 결정 평가 항목을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종합 평가 항목 중 정량·상대 평가 항목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성능 확인 기준, 방법 및 절차 등을 확정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종 결정 종합 평가를 실시해 군이 원하는 전력화 시기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방위사업관리규정은 제안서의 접수 후 수정 및 보완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제안서 내용 미비에 대한 책임은 해당 업체에게 있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업체 간 이견을 조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0년 방위사업청이 38억원을 투입해 다목적 무인차량 2대를 운용하는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아왔다.

    이후 2021년 2세대 시제 차량 2대를 군에 납품하고 2년 넘게 후속 군수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성능 개선으로 4세대 모델까지 진화시켰다.

    HR-셰르파는 수색, 정찰 등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군용 무인 차량으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도 2016년 다목적 무인차량 1.0을 시작으로 아리온스멧을 개발해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 대상 장비로 선정되며 2023년 12월 미국 하와이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능 시험을 마쳤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방사청과 대전 한화 R&D 종합연구소에서 다파고(DAPA-GO) 2.0 첨단 무인·로봇 분야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목적 무인차량 등 첨단 무기체계를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은 육군이 추진 중인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아미 타이거 4.0′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어 명확한 평가 기준 수립이 더욱 중요해졌다.

    양사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무인차량이 육군과 해병대에 처음으로 전력화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수출 등 후속 사업까지 고려하면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양사의 발전에 있어 경쟁은 바람직하나 과당 경쟁으로 인한 네거티브 소요는 지양해야 한다”라며 “현용 재래식 전력이 아닌 미래 전력의 도입이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나 군의 요구 조건을 충실히 이행한 기술이 채택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