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 관세 2주내 발표"…제약·바이오업계 '초긴장'"국내 기업 영향 불가피…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등 선제적 대응""이미 대비책 강구 완료"…'국내 기업 영향 미미' 낙관론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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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자 한국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8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2.76% 하락한 105만5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6.52% 하락한 10만300원, 셀트리온도 1.97% 하락하며 15만92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이날 제약·바이오주의 내림세는 미국이 의약품 관세 부과를 예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촉진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2주 내로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가격과 관련해 다음 주에 큰 발표를 할 예정"이라며 "전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갈취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의약품에 대해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한승연·박혜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의약품 관세를 통해 생산기지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미국 복귀)을 목표로 한다"며 "국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빅파마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발표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가격 인상이 어려운 제네릭(복제약) 제약사의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한 대비책이 이미 강두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셀트리온은 주주 대상 공지문을 통해 "올해를 넘어 내년 이후에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들을 갖춰 높았다"고 밝혔다.셀트리온은 "단기 대응 전략으로 당사는 2025년 미국에서 판매 예정인 회사 제품에 대해 현재 약 15개월분의 재고 이전을 완료해 보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미국 내 판매분을 넘어 내년 상반기 판매분에 대해서도 관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변화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통해 철저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향후 미국 내 의약품 관세 정책이 확정될 경우 이에 대한 회사의 종합적인 대책을 상세히 마련하고 이를 주주 여러분께 조속히 공유해 회사에 대한 신뢰와 성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SK바이오팜도 미국 내 FDA 승인 생산시설과 6개월 치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후 관세 발표 시점에 따라 후속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이 94.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SK바이오팜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를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미국의 의약품목 관세 부과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의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견제를 심화할 경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케미컬의약품(합성의약품)은 중국과 인도 중심으로 생산돼 미국에 수입되기 때문에 국내 기업과 연관성이 거의 없다"며 "바이오의약품은 다수 국내 기업이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거나 미국 고객에게 공급하기 때문에 연관성은 있지만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