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44곳중 17곳 주택사업 개점 휴업 악성미분양 81% 지방…0%대 경쟁률 수두룩"대형사도 완판 어려워"…공급난 악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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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뉴데일리DB
올해 중견건설사 셋에 한 곳은 국내에서 주택사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원자재값 인상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섣불리 주택공급에 나섰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11위~60위권내 중견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44곳 중 17곳은 올해 주택사업을 한건도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올해 국내에서 주택공급을 하지 않은 중견사 총 17곳은 △서희건설(18위) △아이에스동서(21위) △KCC건설(25위) △쌍용건설(26위) △한신공영(28위) △동원개발(31위) △HJ중공업 △동양건설산업(42위) △라인산업 (43위) △금강주택(45위) △HS호성(47위) △서한(51위) △대보건설(53위) △시티건설(57위) △신동아건설(58위) △남광토건(59위) △태왕이앤씨(60위) 등이다.주택공급이 단 1곳에 그친 중견건설사도 △두산에너빌리티(14위) △계룡건설사업(17위) △코오롱글로벌(19위) △태영건설(24위) △우미건설(27위)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30위) △에스지씨이앤씨 △대광건영(49위) 등 8곳이다.업계에선 이들 건설사가 주택공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원자재값 인상과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견건설사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보다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892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7만 61가구 대비 1.6%(1141가구)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7만가구에 육박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 2392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76.01%에 달했다.특히 지방에서는 다 지어놓고도 오랜 기간 팔리지 않는 악성(준공 후) 미분양이 넘치는 게 문제다. 지난 3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5117가구로 2013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중 지방에 위치한 악성미분양 물량은 1만9179가구로 전체 80.8%를 차지하고 있다. -
- ▲ 대구에 위치한 한 미분양 아파트ⓒ연합뉴스
청약결과도 좋지 않다. 본보 조사 결과 올해 중견건설사가 공급한 주택 중 1·2순위 청약이 끝난 단지는 총 26곳이다.이 가운데 △한화포레나 충주호암 △안동 용산 하늘채 리버스카이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장안지구 우미린 프리미어 △동래 반도 유보라 △반원당역 반도유보라 △우정동 한양립스 더 센트럴 △한양립스 에듀포레 △진원 더리브 라포레 △회천중앙역 로제비앙 그랜드센텀 등에서 청약경쟁률이 0%대를 기록했다.청약경쟁률이 0%라는 것은 청약신청자가 모집가구수보다 적어 최종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중견건설A사 관계자는 "현재 지방은 악성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으로 회사가 넘어가지만 않아도 다행일 지경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올해도 지방시장에 활기가 돌지 않으면 주택사업을 쉬는 건설사들이 꽤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또 다른 중견건설B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도 지방에서 완판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중견사들은 리스크가 동반되는 무리한 수주보단 안정적인 수주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주택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부동산PF 부실문제가 심각한 상항 속 대출이 막히면서 거래가 줄고 미분양 적체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서 업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는 환경"이라며 "대형사조차 서울에서 선별수주를 하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주택공급은 줄 수밖에 없고 향후 시장의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