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결 … 1.8조 규모 분기별 3차례 나눠 소각MBK·영풍 경영권 공격 방어 위해 공개매수한 지분 대상“주주가치 제고 극대화 위한 결정” … 배임 논란도 씻어내
  • ▲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영풍 측의 경영권 인수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영풍 측의 경영권 인수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고려아연이 지난해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 204만30주를 연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안을 의결했다. 소각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2070만3283주)의 9.85%에 해당하며, 소각 규모는 약 1조8156억원에 달한다.

    소각은 6월, 9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매회 전체 물량의 3분의 1인 68만10주씩 순차적으로 소각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작년 10월, MBK·영풍 연합의 지분 확보 움직임에 대응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단행했으며, 당시 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향후 해당 지분을 모두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MBK 연합 측과의 지분 경쟁에서 균형을 유지해왔다.

    한편 MBK·영풍은 자사주가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자사주를 신속히 소각하라고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가 이후 취하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양도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고려아연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이사회와 경영진이 자본시장과 주주들에게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주가와 기업가치 향상, 주주권 보호,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