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5→30%, 中 125→10% 관세 인하한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성과 기대감↑경제 컨트롤타워 부재는 '치명적 리스크'"대미 협상 지연될수록 실적에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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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미국과 중국 간의 치열했던 관세전쟁이 휴전하면서 글로벌 교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미국과의 개별 협상에서 관세 부담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산업계에선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협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갖고 향후 90일 동안 상호관세를 각각 115%p 인하하기로 했다. 미국은 기존 145%의 대중국 관세를 30%로, 중국은 125%에서 10%로 낮추며 양국의 관세 치킨게임도 사실상 종결 수순에 들어섰다.

    미중 무역 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 완화와 교역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 제한에 따라 한국 시장으로의 유입 물량 증가를 우려해온 산업계도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미국과의 개별 협상을 관세 부담을 줄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희망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중대한 리스크를 안은 만큼 가시적인 외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6·3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미국과의 통상·관세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잇따른 사퇴로 경제정책 총괄 책임자가 공석이 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측의 보안 요구에 따라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산업부가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의 실무급 협의에서 관세와 쿼터(할당), 비관세 장벽, 디지털 무역, 원산지 규정, 경제안보 등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협상 결론 도출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오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을 위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국의 핵심 목표가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라는 점을 고려해 상호 호혜적인 패키지 딜을 준비 중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 능력 확대, 재고 조절 및 가격 인상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던 자동차, 철강, 전자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번 관세 협상에 특히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관세 부과로 현지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한 상태로, 재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요 품목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미국산 상품 구매 확대 등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한 점은 치명적”이라며 “대선 이후로 논의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업은 협상 지연에 따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이번 협상에서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