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억→-293억원 3869% 감소…2000년이후 첫 적자전환이자보상배율 –6.71 "이자내기도 빠듯"…1미만 한계·좀비기업 원가율 105.8%, 100원 벌려고 105원 쓴 꼴…유동비율은 98.7%
  • ▲ 보미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 보미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시공능력평가순위 99위인 중견사 보미건설이 급격한 재무건정성 악화에 직면했다. 실적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가율 관리에 실패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여기에 만기가 1년안에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이 1000억원에 육박하고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져 대출이자 갚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현재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보미건설은 매출 1420억원, 영업손실 293억원, 순손실 222억원을 기록했다. 보미건설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0년대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직전년 동기 2433억원 대비 41.6% 줄었고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3868.9% 급감했다. 순이익 경우 2014년 62억원에서 5년간 246.8% 급증한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34억원에서 759.9%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률은 –20.6%를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 경영을 통해 얼마나 손해 봤는지 퍼센트로 나타내는 지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1.8% △2020년 9.1% △2021년 6.1% △2022년 1.4% △2023년 0.3%로 손해가 늘고 있다.

    수익성 지표중 하나인 ROA(총자산순이익률)·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감소추세다. 지난해 ROA는 –5.91%를 기록해 직전년 1.1%에서 7.01%p 줄었고 ROE도 1.86%에서 –13.5%로 15.36%p 감소했다.

    2020년 9.5%였던 ROA는 △2021년 8.4% △2022년 4.4% 올상반기 3.0%로 매년 하락중이다. 다만 ROE는 △2020년 15.4% △2021년 10.1% △2022년 4.1%까지 떨어지다가 올상반기 4.4%를 기록하면서 잠시 주춤한 상태다.

    서울 노원역, 삼성동 오피스텔, 남양주 물류센터 등 공사에서 발생한 추가비용이 발목을 잡았단 평가다.

    영업손실로 이자보상배율은 –6.71을 기록했다. 해당수치는 2021년 4.5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비용을 갚지 못하는 기업으로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실적악화는 원가관리 문제와 일감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원가율은 지난 2020년 86.1%에서 △2021년 88.3% △2022년 93.7% △2023년 94.6% 그리고 지난해 105.8%를 기록하면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건설업계에서는 원가율이 80% 수준에서 관리되는 것을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업황 악화에 수주규모도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보미건설 공사계약금액은 9157억원으로 직전년 1조1756억원 대비 22.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공사손익예상액은 667억원으로 1042억원에서 36% 줄었다.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실적악화에 재무건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부채총계는 지난해 2112억원으로 직전년 1262억원에서 67.4% 상승한데 반해 자본총계는 1805억원에서 1634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이런 탓에 부채비율은 69.9%에서 129.3% 급증했다. 통상 은행이 부채비율 200%를 대출제한 요소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아직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2020년 부채비율이 44.9%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부채비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만기도래를 앞둔 기존 차입금이다. 보미건설 금융부채는 지난해 기준 1807억원이다. 이중 1년안에 상환해야 하는 금융부채는 1387억원으로 전체 금융부채의 76.8%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1039억원으로 직전년 698억원 대비 341억원(48.9%) 증가했다. 

    유동성장기부채도 2023년 0원에서 지난해 20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장기부채는 당초 장기부채였지만 결제일이 1년이내로 다가온 부채를 말한다.

    총차입금 규모는 1362억원으로 직전년 698억원 대비 95.1% 급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22.8%에서 지난해 36.4%로 늘었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40%가 넘으면 부실징후 기업으로 분류한다. 

    증가하는 부채비율 만큼 심각한 것이 유동성 상황이다. 유동비율은 1년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1년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100~150%이상은 돼야 양호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보미건설 유동비율은 98.7%로 2023년 179.8%에서 181.1% 감소했다. 유동비율이 100%미만이란 것은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보미건설은 현금사정도 빠듯하다. 기업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실제 현금흐름을 의미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69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직전년 26억원과 비교하면 2754% 급감했다. 보유중인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서자산+단기금융상품) 경우 지난해 180억원으로 직전년 754억원 대비 76.1% 줄었다.  

    한편 보미건설은 둔화된 현금흐름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6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 연이자율은 3.460%다.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은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최근 수익성 지표와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이회사채 발행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