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0.5%·0.91%↓ …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美 재정 적자 확대 우려 따른 뉴욕증시·미국채 약세 영향“대선 이후 2차 추경 규모에 따라 국채 부담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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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정 적자 확대를 우려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대규모 감세 법안을 밀어붙여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증시와 국고채 시장도 간밤 미국 시장과 연동되며 약세를 나타냈다.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2625.58)보다 31.56포인트(-1.20%) 내린 2594.0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92포인트(-0.42%) 하락한 2614.66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웠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억7538만주, 4조1151억원을 기록 중이다.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 거래일(723.62) 대비 7.61포인트(-1.05%) 떨어진 716.01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은 5억1911만주, 거래대금은 2조9169억원이다.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557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44억원, 234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1004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706억원을, 기관은 262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급등세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3년물은 전일보다 1.7bp(1bp=0.01%포인트) 오른 2.362%에 거래 중이며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2.6bp, 3.1bp 오른 2.523%, 2.795%다.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4bp, 2.0bp, 2.3bp씩 상승하고 있다.이는 간밤 미국 금융시장이 재정 적자 확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흔들린 영향이다. 21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16.80포인트(-1.91%) 하락한 4만1860.4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96.85포인트(-1.61%), 270.07포인트(-1.41%) 내린 5844.61, 1만8872.64에 장을 마쳤다.뉴욕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미국 20년물 국채 경매 결과다. 미 재무부는 이날 160억달러(한화 약 21조9000억원)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발행했는데, 이번 경매에서 결정된 발행금리는 5.04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입찰 때의 4.810%보다 0.237%포인트 높은 수준이자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국채의 높은 금리는 낮은 수요를 의미한다.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누적과 이에 따른 부채 증가, 이자 지급 부담의 가중이 향후 예산 운용의 유연성을 제한할 것이라며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로 강등한 바 있다.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수조 달러 규모의 국가부채 추가가 예상되는 대규모 감세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미국의 재정 적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감세안을 두고 공화당 내부 갈등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직접 방문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세금이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이에 미국의 추가 적자 우려가 커지자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오전 10시 20분 기준 글로벌 채권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2bp 상승한 4.599%를 기록 중이며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017%를 나타내고 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이 촉발한 미국의 재정 적자 우려 여진이 금주 들어 미 증시의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하고 있는 흐름”이라며 “트럼프는 공화당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세안을 담은 ‘메가빌’ 처리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재정 적자 우려를 가중시킴에 따라 최근 미국채 금리의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이 가운데, 일본에서도 소비세 감세 등 재정 확대 우려가 커져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가 2.5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급등했고 미국채 20년물 입찰 또한 부진하며 전일 미국채 금리의 상방 압력을 가중했다”며 “시장금리의 상승은 최근 한 달간 반등하며 재차 밸류에이션 부담에 노출된 미 증시 전반에 걸쳐 조정 압력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나타날 금융시장 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대출받을 때 부담이 커진다. 또한 재정 우려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은 환율 변동성도 자극해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진다.시장에서는 한국 채권시장이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지만, 규모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정부부채는 주요국 대비 낮지만,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재정 적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정부부채는 추세적으로 증가했다”며 “구조적으로 정부부채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선 이후 신정부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경우 GDP 대비 정부부채의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임 연구원은 “기준금리와 금리 수준이 동일한 가운데,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역캐리에 대한 부담도 해소된다”면서도 “다만, 지난 미-중 무역 협상 결과 발표 이후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이후 2차 추경 규모에 따라 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