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올해 들어 주가 27% 하락 … 최고가 대비 54% 폭락ELS 441개 중 246개 손실 구간 진입 … 총발행규모 69% 수준“향후 실적 안갯속” vs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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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안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미 하원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 통과에 따른 세액공제 축소 우려로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공포도 확산하는 분위기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오전 10시 기준 전장(18만2400원)보다 2.36% 오른 18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0만주, 192억원을 기록 중이다.LG화학의 주가는 올해 들어 27% 이상 빠졌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4거래일 동안에만 6.84% 하락했으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 중이다. 이날도 장중 18만1500원까지 하락해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5월 27일 기록한 52주 최고가(39만9500원)보다는 54.34% 폭락한 상황이다.이에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낙인(knock-in) 구간 진입이 이어지면서 원금손실 공포가 커지고 있다.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가 집계한 최근 1년 동안 발행된(사모 제외) LG화학 ELS는 총 88개, 발행 규모는 673억4406만원이다. 이 중 4개 종목(4.55%)이 낙인 베리어 구간에 진입하면서 55억9097만원의 원금손실 경고등이 켜졌다.통상 3년을 만기로 설정하는 ELS 특성을 고려해 발행 기간을 3년으로 늘리면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한 전체 종목은 441개, 낙인 구간 진입 종목은 246개(55.78%)로 늘어난다. 총발행 규모는 4904억325만원으로 전체 69.11%에 달하는 3389억2691만원이 손실 위기에 놓인 셈이다.가장 최근 낙인 베리어를 터치한 종목은 ‘미래에셋증권 제35455회’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5584.54) ▲코스피200지수(398.52) ▲LG화학 보통주(36만6500원)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낙인 베리어는 모두 50%다. 지난 23일 기준 최초기준가 대비 S&P500지수는 3.91% 올랐고 코스피200지수는 13.36% 내렸다. 하지만, LG화학의 주가가 18만2400원으로 마감하면서 낙인 베리어를 터치했다.ELS는 특정 기초자산이 낙인 구간에 돌입했다고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진 않는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환 전까지 배리어를 충족하면 투자 원금이 보장된다. 다만, 증권가에서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앞서 LG화학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LG화학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1710억원, 4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 68.90% 늘었다.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석유화학 사업의 적자 폭 축소, 전자소재·엔지니어링소재의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지난 1분기 호실적에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2분기는 안갯속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하반기 배터리·소재·석유화학 사업부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LGES의 올해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40기가와트시(GWh)로 당초 가이던스(45~50GWh)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LG화학의 양극재 출하량도 가이던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그는 “석유화학 부문도 관세로 인해 전 세계 수요가 위축되면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불확실성이 우선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지난 수년간 이어진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주요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지난 2023년 2월 진단사업부 매각을 시작했고 석유화학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여수 NCC 2공장, 청주 담수 사업 매각을 논의 중이다.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자산 매각은 3대 성장 동력 중심의 사업 재편 일환인 동시에 현금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익성과 장기 성장성이 높은 스페셜티 화학의 하나로 이차전지 중심 포트폴리오 다변화·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 긍정적 영향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의 매각을 긍정 일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미 IRA 세액공제 조기 폐지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 하원은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공화당의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시장에서는 AMPC가 오는 2028년 조기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종료 시점은 2032년 말에서 2031년 말로 1년 앞당기는 초안을 유지했다.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한 생산 보조금 액수도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됐다.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축소는 전기차·배터리의 체감 구매가격을 높여 수요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조금 유지뿐 아니라 확대가 필요하지만, 이는 각국 정부의 재정 여력 약화로 쉽지 않다”며 “보조금의 추가 확대 또는 부활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우호적인 정책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반면 올 하반기부터 LG화학이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실적 눈높이는 이차전지 전방 수요 둔화 여파를 반영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실적은 도요타 북미 배터리 법인향 출하, IT·엔지니어링 소재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며 “배터리 자회사의 실적 개선 외에도 양극재 설비 증설(총 생산능력 2025년 15만톤→2026년 17만톤)을 바탕으로 2026년 자체 사업 이익도 성장 가능”이라고 전망했다.전우제 KB증권 연구원도 “LG화학의 시황은 하반기·2026년부터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신규 등록 1649만대 중 비-USMCA 수입이 410만대인데, 상호관세로 가격이 급등하게 된 반면 지난해 말부터 저가 전기차 출시 중으로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은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