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IB 앞세워 밸류업 가속화 … 해외 투자자 직접 설득ROE 개선·비은행 강화 소통, 글로벌 금융 시장 존재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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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글로벌 투자자와의 기업설명회(IR)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투자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회장들이 직접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주주환원 확대,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투자 유치 활동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신뢰와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를 차례로 방문해 현지 투자기관 및 글로벌 금융사와 면담했다. 런던에서는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인 앤서니 굿맨 등 경영진과 만나 자산관리(WM) 및 기업금융(IB) 부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진 회장은 "해외 투자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신한금융 전략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글로벌 금융회사의 강점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IR에서 ROE 0.5%포인트 개선,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1% 이상, 주주환원율 42% 이상이라는 2025년 목표를 제시하며 구체적인 성과 비전을 공유했다.

    신한금융은 이미 WM·IB 부문을 미래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조직과 인사를 개편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WM 부문을 통합해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신설하고 여의도 TP타워에 관련 인력을 집결시켰다. IB 부문에서도 2017년부터 그룹&글로벌 투자금융(GIB) 체계를 도입해 은행, 증권, 캐피탈 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사에서도 WM·IB 부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배치가 두드러진다. 정근수 전 신한은행 GIB그룹장이 신한투자증권 GIB대표를 거쳐 현재 그룹 CIB 총괄사장으로, 정용욱 전 신한은행 WM 그룹장은 올해 초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총괄 사장으로 이동했다. 영업점 창구 인력 일부도 WM·IB 부문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진 회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현지 진출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에너지·인프라·방산 분야의 금융 수요를 점검했다. 신한은행은 2014년 국내 은행 최초로 폴란드에 사무소를 개설했지만 아직 지점 전환은 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경쟁 은행들이 현지 법인이나 지점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신한금융의 전략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이달 26일부터 30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홍콩을 방문해 우리소다라은행과 우리카드 현지 영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비은행 부문 강화와 주주환원 정책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미국 보스턴, 뉴욕, 시카고에서 실적 안정성과 디지털 금융 전략을 내세워 IR을 펼쳤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지난 2월 유럽에 이어 이달 말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 디지털 전환, 주주환원 등 비재무적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회장들이 직접 나서는 IR이 효과적"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의 적극적인 해외 IR 활동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