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래에셋증권 VIP 고객 대상 포럼 진행박희찬 리서치센터장 "달러 패권 약화…美외 기업 역할 커져" "미 증시보단 중국으로 눈 돌릴 때…AI 혁신 주도·저평가 메리트"
  • ▲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민아 기자
    ▲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민아 기자
    미국 주식에 쏠려 있던 해외 주식 투자에서 벗어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릴 적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달러 패권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헤게모니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처로서 중국 시장이 핵심이라는 진단이다.

    29일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 누리볼룸에서 VIP고객을 대상으로 열린 글로벌 자산배분 포럼 '대전환기 자산배분 전략'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센터장은 현재 해외 주식 투자는 그간 집중돼온 미국에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라고 진단했다. 

    우선 미국의 주식시장 흐름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대표주인 'M7(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애플·엔비디아·테슬라) 주가는 어닝 모멘텀 둔화, 마진 하락 우려,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인해 반 년째 좀처럼 못 오르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팔란티어나 우버 등 시가총액 비중이 작은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2년치 이익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 고평가를 유지시켰던 AI 혁신 주도력은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빅테크의 마진 둔화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채권 대비 주식 위험 보상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 주식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만 쉴 때는 꽤 오래 쉰다. 1970년대, 2000년대가 대표적 장기 횡보 구간"이라면서 "리세션 발생 시 전고점 회복까지 장시간 소요됐던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 지형 역시 미국 주도에서 미국과 중국 경쟁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달러 흐름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의 독점적 지위와 달러 패권이 약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혁신을 주도할 때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외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때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가 강할 때 미국 주식에 집중하고, 달러가 약할 때 미국 외 주식으로 분산해야 한다"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한다면 1970년대, 2000년대처럼 미국 외에서 수익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외로 해외 주식 투자 다변화…"중국이 핵심, 인도도 대안"

    미국 외 여타 국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때 중국이 핵심이라는 것이 박 센터장의 진단이다. 중국 정부가 신시장적 정책 기조로 전환된데다 중국 주식의 저평가 메리트가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위해 친시장적 정책은 필연적 선택"이라면서 "미국은 AI 독점적 지위 약화로 디스카운트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에도 인도 역시 유망한 분산 투자 대안으로 지목된다. 기업 실적이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주가 상승 기조 유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 시장은 연 10% 넘게 성장하는 내수 시장과 대기업 친화정 정책 기조로 수익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 외로 분산 시 유망한 섹터로 글로벌 방산과 원전 섹터를 주목한다. 신 냉전체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AI가 전력 수요를 촉진하면서 원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또한 글로벌 뷰티테크 헬스케어와 차이나 바이오 분야도 박 센터장이 주목하는 섹터다. 특히 IT AI뿐 아니라 바이오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바이오테크 투자 시 미국에 쏠리기보다 적절히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센터장은 "미국 빅테크에 쏠린 자산을 미국 외로 적극 분산시키는 것으로 달러 헤게모니 변화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면서 "분산의 핵심 대안은 기술굴기가 진행 중인 중국이다. 강력한 내수 성장엔진을 보유한 인도를 유망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주식 외 분산투자처로서는 한국채와 금 투자가 여전히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박 센터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대선 후 대규모 추경에 따른 장기채 금리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신냉전 체제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선 금값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핵심이다. 근래에는 그외 신흥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