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고문 서명 … 4일부터 발효수출 막힌 中 물량 유입 등 연쇄 타격영국 25% 적용 … 정부협상 외 답없어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4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회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현행보다 25%포인트(p) 인상하는 포고문에 3일(현지시각) 서명했다. 해당 관세는 포고문에 적시된 대로 미국 동부 시간 이날 0시1분(한국시간 4일 오후 1시1분)을 기해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국산을 포함해 철강 및 파생 제품, 알루미늄 및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25%에서 50%로 인상됐다.

    다만 지난달 8일 미국과의 무역 합의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25% 관세에서 예외로 인정된 영국은 이번에 인상된 25%의 관세율만 적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인상된 관세는 외국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 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계속 수출해 미국의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전 관세(25%)는 중요한 가격 측면의 지원을 미국 시장에서 제공했지만, 해당 산업이 지속 가능한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앞으로 예상되는 국가 안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이 미국의 모든 교역 파트너에게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 정부에도 서한이 전달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관세에 추가된 25%의 관세까지 부과받게 된 한국 철강업계는 더욱 가중된 부담을 지게 됐다.

    실제로 미국은 수익성 높은 고부가 철강재가 주로 수출되는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13.06%로 1위다. 하지만 25%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5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20.6% 감소했다. 50% 관세 부과되면 수출량 급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철강업계 연쇄 타격도 걱정거리다. 미국에서 소화되지 못한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무역 장벽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철강업계에서는 50% 관세 인상이 결정된 이날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발 빠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더욱 악화된 철강 관세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명확한 통상 기조를 설정하고 전략을 수립해 관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7월 8일 전에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일부 추가적인 마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U는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라며 보복을 거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