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국산 후판 수입 2년 7개월 래 최저치반덤핑 관세 부과 효과 … 수입 감소세 가속화철강사, 공장 셧다운으로 생산 조절 '극약처방'미국 관세 폭격엔 속수무책 … 연쇄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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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철근제품. ⓒ현대제철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라는 이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에 대해선 적극적인 반덤핑 관세 조치와 생산량 조절로 가격 방어에 나섰지만, 미국 관세 폭탄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17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4월 중국산 후판 수입은 전월 9만1000톤 대비 56% 감소한 4만9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9월 3만6000톤 기록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결정에 따라 중국산 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산업부는 지난 4월 중국산 탄소강 및 합금강 열연강판(후판)에 대해 27.91%에서 38.0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중국의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로 국내 철강업계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반덤핑 관세 조치에 따른 효과가 즉각 발휘됐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4월 중국산 후판의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약 691달러로 전월 대비 90달러 가량 올랐다. 예비판정 직후부터 수입업계가 계약 시점을 늦추거나 아예 신규 발주를 중단하면서 수입량은 줄고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오는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고율 관세가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착수, 하반기 예비판정 결과가 나올 전망으로 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에 속도가 붙고 있다.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비 판정에서의 관세율이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설과 조선 등의 수요산업에서 중국산을 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 감소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정부의 적극적인 반덤핑 부과 정책과 함께 철강사들은 ‘셧다운’을 통한 생산 조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 제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잇달아 폐쇄했고, 현대제철 포항2공장은 최근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다. 동국제강도 오는 7월부터 약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대응에 나선 반면 미국의 관세 정책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50%로 인상한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23일부터 냉장고, 건조기 등 철강을 사용한 파생상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철강 원자재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완제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국내 제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조선, 자동차, 가전 등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후방 산업은 비용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철강 생태계가 무너지는 최악의 경우 주요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지 제철소 건설 등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과 투자 여력 부족으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철강업계 위기는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