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공약LS그룹, HVDC 케이블 생산부터 포설까지 일괄 진행대한전선, 해저케이블 포설선 취항해 실전 투입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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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LS전선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수도권 등으로 전달하기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업계 선두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10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며 "촘촘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로 전국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해 소멸 위기 지방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에너지 고속도로 관련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목표로 세웠다.지방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 지방 에너지 과잉 문제와 수도권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호남에서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까지 공급하는 계획으로,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망(HVDC)은 신해남태안서인천 구간이 403㎞, 새만금태안영흥 구간은 190㎞로, 총사업비는 11조원에 달한다.이어 204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동해안까지 연장하는 전국 단위의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에 추가로 약 10조원을 투입할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정부의 발표가 이어지자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는 “장거리 송전망의 적기 구축 없이는 반도체, AI 등 국가 첨단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에너지 고속도로’ 계획이 조속히 이행돼 재생에너지 송전 인프라 부족 문제 해소와 국가 첨단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특히 새 정부가 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만큼, AI 인프라를 뒷받침할 전력 수급 체계 확보는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이에 따라 전선업계는 본격적인 수주전에 앞서 국내외에서 실제 공급에 참여하며 사업 역량을 입증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LS전선은 한국전력의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1단계 지중 구간에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초고압직류(HVDC) 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다.HVDC 케이블은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손실 전력을 줄이고 송전 용량은 3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케이블로,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LS전선의 HVDC 케이블은 도체의 허용 온도를 기존 70℃에서 90℃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시켰으며, 국내 최초로 양산 제품을 실제 송전망에 적용했다.또한 LS전선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525킬로볼트(㎸)급 HVDC 해저케이블 양산을 시작하며, 포설까지 수행 가능한 턴키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를 위해 LS마린솔루션은 3458억원을 투자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1만3000톤급 대형 CLV 포설선을 신규 건조 중이다.장거리 연속 포설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투자로, 약 2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LS전선 관계자는 “서해안 HVDC 에너지 고속도로에 맞춰 신규 건조한 포설선을 투입할 예정이며, 향후 ‘동해안-수도권’ 2단계, 독일 테네트 프로젝트 2단계 등 국내외 주요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한전선은 2023년 약 50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6200톤급 CLV 포설선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항한 ‘팔로스’는 지난달 영광 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외부망 해저케이블 1차 포설을 완료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또한 향후 HVDC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만톤 이상급 CLV 포설선의 확보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한전선은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외부망 및 HVDC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경쟁력으로 사업 참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대한전선 관계자는 “본격화되고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서남해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다양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안정적으로 해저케이블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해상풍력 인프라 구축 및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영광낙월프로젝트에서 외부망을 포설하고 있는 팔로스호 ⓒ대한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