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91㎡ 44억 손바뀜…'국평' 호가 50억 매물도압구정 '한양5차' 8일만 12억↑…"대기수요 상당"토허제 재지정 후 강남 아파트 매매가 61.9%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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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네이버로드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 일대 고가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학군지 실수요가 높은 대치동과 재건축을 추진중인 압구정동 일대에선 단기간에 거래가격이 10억원이상 뛰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집값 과열 조짐에 정부와 서울시는 토허구역을 추가지정하겠다며 엄포를 놨지만 이미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1.93㎡는 지난달 19일 44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거래가인 31억원에서 15개월만에 가격이 13억원 치솟았다.2022년 5월 기록한 종전최고가 32억8000만원보다도 11억2000만원 뛴 금액이다. 현재 해당평형 매물 호가는 47억원까지 올라와있다.소위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84㎡ 매물도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같은단지 전용 84.99㎡는 지난 2월 40억원에 손바뀜되며 '40억 클럽' 가입에 성공했고 일부매물 경우 호가가 50억원을 찍었다.인근 S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경우 학군지에 입성하기 위한 대기수요가 상당해 매매든 전세든 규제민감도가 낮다"며 "토허제 지정후 오히려 매수세가 몰리면서 집주인들도 호가를 일다 올려놓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압구정동에서도 집값이 수직상승하고 있다.'한양5차' 전용 100.5㎡는 지난달 24일 5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달 16일 39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달성한지 8일만에 12억5000만원 뛰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지난 3월 새로 토허구역으로 묶인 개포동 집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2일 직전거래대비 10억8000만원 뛴 38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 개포동 국평 최초 40억원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이미 해당평형 호가는 40억~42억원선에 이르고 있다. -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집값 상승세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인근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는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필요시 토허구역을 확대 지정하겠다고 했다.하지만 시장에선 토허구역을 섣불리 확대할 경우 서울집값 상승세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지난 3월 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오히려 집값이 더 뛰었다.부동산플랫폼 직방 조사결과 토허제 재지정 이후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3억817만원으로 규제 전 26억6038만원에서 61.9% 상승했다. 집값을 잡기 위한 토허제가 되려 강남 집주인들에겐 호재가 된 셈이다.특히 강남구 경우 4월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신고가 비중이 59.0%에 달했다.강남구 N공인 관계자는 "강도 높은 규제나 정책에도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인식이 강남 집주인들 사이에 팽배해있다"며 "최근 한달간 매수콜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거래가격과 호가도 계속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지역은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대기수요가 많고 여기에 착공물량 감소로 인한 서울내 공급 희소성이 겹치면서 집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자산가치가 장기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보다 강해져 집값이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 고가단지 상승거래는 부동산시장 기대감을 높여 주변단지 가격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입지경쟁력이 높은 고가단지를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몰려있어 가격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