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공습후 배럴당 70달러대 폭등…120달러 전망도원·달러환율 1370원 육박…자재 구매·운송비 상승 우려공사비지수 전년비 0.75%↑…물가특례 제도 효과 미미
  • ▲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 한 건물이 이란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 한 건물이 이란군 공습으로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건설현장에 '공사비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자재값 폭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이미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 난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또한번 공사비 인플레가 닥칠 경우 중견·중소건설사에 국한됐던 유동성 위기가 대형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따르면 그간 배럴당 60달러 후반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테헤란 공습후 일제히 70달러대로 급등했다.

    전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7달러를 넘으며 전장대비 14%이상 뛰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대비 10.9원 오른 1369.9원에 마감했다. 양국간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가와 환율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교전 사흘째인 지난 15일(현지시간)에도 양측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을 주고받았다. 사흘에 걸친 공습으로 이스라엘에선 13명이 사망하고 380명이 부상당했으며 이란에선 224명이 숨졌다.

    급변하는 현지정세에 건설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공습 규모와 피해 정도가 이례적으로 크다"며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건설사들이 유가·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원자재값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값 구매비용과 운송료가 뛰어 공사수익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실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율 상승과 공사비 분쟁, 영업실적 하락을 초래했다.

    최근 시멘트와 철근가격이 일부 안정세를 보이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공사비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4월기준 131.06으로 직전월대비 0.04% 하락했지만 전년동월과 비교해보면 0.75%나 뛰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주요 건자재는 통상 연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당장 공사비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분쟁이 하반기까지 지속되거나, 인근국가로 확전될 경우 자재값과 공사비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단위 구매비중이 높은 중소건설사 경우 대형사보다 원가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동위기로 인한 공사비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업계 줄도산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1~5월 종합건설업 폐업신고 건수는 276건으로 전녀동기대비 36건 늘었다.

    지난해 전체 종합건설업 폐업신고 건수는 641건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5년 629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정부가 총사업비 4.4% 한도내에서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물가특례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2021~2022년 공사비 급등 시기에 계약했던 공사현장이 90%이상 준공돼 숨을 돌리고 있던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 공사비가 또 오르면 중견·중소사는 물론 건설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