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1개월 만 800대 진입 … 외인·기관 순매수세중동 정세 불확실성 해소에 환율·채권금리 하향 안정화증권가 “증시 부양 정책·대규모 재정정책 모멘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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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 봉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3년 9개월 만에 3100대를, 코스닥은 11개월 만에 800대를 동반 돌파했다. 특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기술주 랠리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등 … 대형 기술주 일제히 랠리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3014.47)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67포인트(1.55%) 상승한 3061.14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310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42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4355억원, 기관이 259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억6666만주, 18조804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일(784.79)보다 16.14포인트(2.06%) 오른 800.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도 개인은 207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1732억원, 647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코스닥은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약 11개월 만에 800대를 돌파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2.61%)를 제외한 ▲삼성전자(4.31%) ▲SK하이닉스(7.32%) ▲삼성바이오로직스(1.21%) ▲LG에너지솔루션(2.21%) ▲네이버(0.17%) ▲두산에너빌리티(0.44%) ▲KB금융(4.37%) ▲현대차(2.23%) ▲HD현대중공업(6.92%)은 모두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HLB(-3.41%), 파마리서치(-3.06%)가 하락 마감했고 ▲알테오젠(2.63%) ▲에코프로비엠(6.05%) ▲에코프로(14.12%) ▲레인보우로보틱스(3.11%) ▲펩트론(7.50%) ▲휴젤(1.66%) ▲클래시스(6.46%) ▲리가켐바이오(3.07%) 등의 주가는 올랐다.

    이날 특히 반도체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지수 중 ‘KRX 반도체’ 지수는 4.39%, ‘KRX 반도체 Top 15’지수는 3.82% 올랐는데, ▲주성엔지니어링(4.30%) ▲ISC(4.09%) ▲이오테크닉스(3.27%) 등의 오름폭이 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6만500원으로 마감하며 ‘6만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장중 28만30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상승 폭이 확대되며 연고점을 재경신했다”며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은 오는 26일 발표될 마이크론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삼성전자의 미 오스틴·테일러 지역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자금 투입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환율·채권시장 안정화 …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

    지난 2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중동 지역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자 환율·채권시장도 안정세를 찾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384.3원) 대비 24.1원 내린 1360.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 종가가 1360원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일(1365.6원) 이후 이틀 만이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가격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가 집계한 만기별 국고채 고시 금리를 살펴보면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국고채는 전일보다 4.0bp(1bp=0.01%포인트) 내린 2.463%, 3년 만기 국고채는 3.7bp 하락한 2.461%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4.6bp, 5.0bp 내린 2.616%, 2.823%에 장을 마감했다.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8bp, 2.4bp, 2.5bp씩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허니문 랠리’에 변수로 작용했던 중동 지역 무력 갈등이 봉합되면서 신정부 정책 수혜주들이 다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까지 3600대를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신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 정책·대규모 재정정책이라는 모멘텀이 존재하며 가장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도 보호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카카오, USDC 도입 기대감의 위메이드 등 정책 관련주들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코스피는 7월·4분기 주요 이벤트를 소화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3600포인트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가 모두 예정돼있는 가운데 미국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정체돼 있고 한국의 장단기 스프레드만 확대된 현재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한국의 리플레이션 정책에 대한 기대가 주변국보다 더욱 강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올라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올라 단기적으로 조정 받을만한 자리”라며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2분기 실적발표 후 조정받은 주도업종을 다시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