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00대 돌파 코앞 … 코스닥 동반 급등환율·국고채 금리 급락 … 위험자산 선호 심리↑미 연준 금리인하·국내 정책 기대감 겹호재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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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스라엘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코스피는 장중 3100을 돌파했고, 코스닥은 11개월 만에 800대 고지를 밟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국제 유가 급락으로 환율도 하향 안정세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급락(가격 상승)하는 등 안도 랠리가 펼쳐지는 모습이다.◇ 코스피, 장중 3100대 돌파 … 코스닥 800대 ‘터치’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47분 기준 전장보다 80포인트 넘게 3096.2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67포인트(1.55%) 상승한 3061.14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코스피는 특히 오전 한때 3100을 넘어서며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의 진입 기록을 세웠다.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47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55억원, 259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거래량은 2억8334만주, 거래대금은 8조9107억원을 기록 중이다.코스닥 지수는 전일(784.79)보다 15.75포인트 오른 800.64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약 11개월 만에 800을 넘어선 것이다.이날 원·달러 환율도 국제유가 급락에 연동되며 크게 하락 중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7원 가량 내린 1364.30에 거래되고 있다.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 안도 랠리 펼쳐이처럼 증시 급등과 환율·채권 금리 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배경은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확전 우려로 고조됐던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양국의 휴전 합의 소식에 잦아든 영향이다.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은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며 “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최종 임무를 완료한 후인 약 6시간 뒤부터 전쟁은 종료될 것이다. 이란이 먼저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 후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또한 지난 21일 미국으로부터 본토 핵 시설 공격을 받았던 이란은 이날 카타르와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이란이 공격 전 미국과 카타르에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약속 대련’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줘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에 감사하다”고 언급했다.이에 간밤 국제 유가는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이란의 제한적 대응에 안도하며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4.96포인트(0.89%) 오른 4만2581.78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드더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57.33포인트(0.96%), 183.57포인트(0.94%)씩 상승한 6025.17, 1만9630.98로 장을 마감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이란 간 24시간 이내 완전 휴전 합의 발표로 중동발 불확실성은 증시 불안의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국내 증시는 국제 유가 급락,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강세 효과 등에 힘입어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기대감·국내 정책적 모멘텀 유효 … ‘사천피’ 향한 질주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지수에 힘을 실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고용시장이 급격히 약화된 뒤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고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간 미 연준에서 강경 매파적 성향을 보여왔던 미셸 보먼 부의장도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가 유지된다면 다음 통화정책 회의(FOMC)에서 금리인하를 지지할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고 상승 압력이 특정 품목에 국한되며 소비 둔화가 고용시장 악화로 이어진다는 신호가 나타난다면 이를 통화정책 논의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재명 행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적 모멘텀(동력)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정식 출범하기도 했다. 특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코스피 시장 열기는 기업에 대한 실적 때문이 아니다. 이재명 출범 이후 기대감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작년 12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전자주주총회(의무화)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상법 개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요구”라고 말했다.증권가에서도 이미 ‘사천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관세 리스크가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어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 정부의 내수 부양책과 자본시장 개혁 의지도 방어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그동안 상단 돌파를 계속해온 것은 상법개정안과 추경 편성,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 정책 기대감과 유동성 확대의 조합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는 시간문제였고 3100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