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장에 '불나방' 날아들자 미수거래 1조원 넘어단기과열종목도 30개 넘어 … 3개월만에 3배 증가"추격 매수 대신 조정 가능성 대비" 투자주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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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부양책 추진에 적극적인 이재명 정부 출범 영향으로 코스피가 최근 한 달 동안 10% 넘게 상승한 가운데 '단기 과열'을 경고하는 시그널이 속출하고 있다. 단기과열종목 지정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빚투' 규모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단기과열종목으로 새롭게 지정된 종목은 1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허니문 랠리가 이어진 6월부터 전날까지 지정된 단기과열종목은 총 37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3개에 그쳤고, 한 분기 전인 지난 3월엔 11개였다. 불과 3개월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단기과열종목은 종가가 직전 40거래일 종가의 평균 대비 30% 이상 상승하고 최근 2거래일 평균 회전율이 직전 40거래일 회전율 평균의 600% 이상일 경우 지정 대상이 된다. 또 최근 2거래일 평균 일별 주가변동성 평균이 직전 40거래일 일별 주가변동성 평균 대비 150% 이상일 때도 해당된다. 

    단기과열종목 지정 예고 후에도 과열 양상이 반복돼 최종 지정되면 3거래일 동안 30분 단위의 단일가매매로만 거래가 가능하고 지정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투자 주의·경고·위험 종목도 늘었다. 시장경보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일정 기간 주가가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다. 총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되고, 경고나 위험 단계에서는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이날 기준 국내 증시에서 투자주의 종목은 총 14개, 투자경고 종목은 23개, 투자위험 종목은 5개였다. 그간 코스닥 시장 종목이 주로 목록에 포함됐던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나 풍산 등 몸집이 큰 유가증권시장 종목도 리스트에 올랐다. 지난 한달 간 카카오페이는 101%, 풍산은 97%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3거래일 만기의 초단기 '빚투'(빚내서 투자)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1일 기준 9863억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1조457억원을 기록했고, 30일에는 1조436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 금액 역시 급증세를 보이며 120억원을 넘어섰다.

    통상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위탁매매 미수금이 증가한다.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미수거래보다 만기가 긴 180일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월 16조원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3일 20조원을 돌파한 이후 전날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 신호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째인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1% 가량 상승했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숨가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투심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상법 개정안 통과가 임박한 데다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분명한 만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측면이 있는 만큼 증권가를 중심으로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과열 국면에 진입했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90일 유예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며 "관세는 익숙한 리스크지만,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평안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가운데 향후 관세, 정치적 일정을 앞둔 노이즈로 차익 실현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며 "원전, 소프트웨어, 금융 등 정책 모멘텀 관련 업종은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매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