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랄 플라즈모닉 단일원자 촉매로 수전해 성능 혁신기존 이리듐 산화물 촉매보다 반응 속도 3.5배 빨라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
  • ▲ 김동하 화학나노과학과 교수.ⓒ이화여대
    ▲ 김동하 화학나노과학과 교수.ⓒ이화여대
    이화여자대학교는 화학·나노과학과 김동하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산성 환경에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 전기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수전해(물 전기분해)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개선해 주목받는다.

    전기화학적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최근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산소 발생 반응(OER)과 수소 발생 반응(HER)의 느린 반응 속도, 높은 에너지 손실(과전압)과 낮은 내구성으로 인해 산업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효율·고내구성의 이중기능성 전기촉매 개발이 필수적인 과제였다.
  • ▲ 산소발생반응(OER) 메커니즘에서의 키랄성 유도 스핀 선택성(CISS) 효과에 대한 개요 등.ⓒ이화여대
    ▲ 산소발생반응(OER) 메커니즘에서의 키랄성 유도 스핀 선택성(CISS) 효과에 대한 개요 등.ⓒ이화여대
    연구팀은 '플라즈모닉 효과'와 '키랄 유도 스핀 선택성(chirality-induced spin selectivity)' 효과, 이리듐(Ir) 단일 원자 촉매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전기촉매 플랫폼 '안테나-반응기(Antenna-Reactor)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키랄 구조의 금 나노입자가 빛을 흡수하고 전자의 스핀을 정렬시키는 안테나 역할을 하며, 그 표면에 고르게 분산된 이리듐 단일 원자는 물 분해 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활성점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자기적 성질을 지닌 전자 흐름(스핀 분극 전류)이 형성돼 반응 속도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이 촉매는 기존 이리듐 산화물(IrO₂) 촉매보다 3.5배 빠른 반응 속도(1.57볼트, 기준전극 대비)를 달성했다. 백금·탄소와 이리듐 산화물 촉매보다 내구성도 4.8배 이상 향상됐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높은 전류 밀도(100㎃ ㎝-2) 조건에서도 480시간 이상 안정적인 작동을 유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나노 광학과 전기화학, 스핀 과학이 융합된 새로운 물 분해 촉매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지속 가능한 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이리듐 단일 원자 촉매와 키랄 플라즈모닉스의 융합을 통한 산성 환경에서의 수전해 촉매 개발)은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경상국립대 방준호 교수, 연세대 문주호 교수, 대만국립대 루시 류(Ru-Shi Liu)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자율운영중점연구소 사업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글로벌 화학 기업 사이언스코(Syensqo)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이화여자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이향숙 총장.ⓒ이화여대
    ▲ 이화여자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이향숙 총장.ⓒ이화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