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관세 직접 노출 적어 … AS 사업 '버팀목'한온시스템, 캐즘 및 회계처리 방식 정상화 과정서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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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4사의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와 HL만도는 각각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수주 성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 등으로 탄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온시스템과 현대위아는 각각 구조조정 비용, 수익성 둔화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자동차부품 상장사 4개사 중 현대모비스와 HL만도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같은 기간 한온시스템과 현대위아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액이 15조176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8228억 원으로 전년보다 29.4%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등 대내외 악재에도 선방한 실적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업체보다 미국 관세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현대모비스가 체감할 관세의 직접적인 노출은 매출액의 6%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은 멕시코 공장의 활용이 가능하다. 멕시코의 경우 USMCA(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에 따라 제품에 관세 면제가 적용된다. 

    완성차 사후관리(AS) 사업도 꾸준히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AS 부문은 다품종 소액 제품이 많아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쉽다.

    핵심 부품 부문에서는 미국 내 전동화 매출 증가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 수령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미국 현지 투자에 대한 결실이 나타나면서 AMPC 보조금을 취득하게 될 것"이라며 "AS 부문 호조로 가격 결정권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L만도는 2분기 영업이익은 9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매출액은 2조3275억 원으로 8.4%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L만도의 경우 북미와 중국 지역이 실적 성장과 수익성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지난 4월부터 멕시코에서 HL만도의 통합 전자브레이크 시스템 'IDB'(Integrated Dynamic Brake) 2세대 제품의 생산이 완전가동 단계에 들어서면서 월 27만 세트(연 300만 세트)의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의 경우 저가 차량 중심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강화되며 실적 둔화 우려가 있었으나, HL만도는 주로 고가 차량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은 매출액이 2조65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이익은 54.3% 급감한 327억 원을, 순이익은 50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 영향이 크다. 글로벌 2위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 기업인 만큼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인수되면서 생산효율성 제고와 수익구조 재편을 본격화하는 데 따른 수익성 하락 영향도 크다. 실제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개발비자산화율 하향'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비자산화율은 연구개발(R&D)비용 가운데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비율이다. 통상 기술 실현 가능성에 따라 비용 또는 자산으로 분류되는데,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이를 '자산'에서 '비용'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모회사에 편입되면서 과거 자산으로 잡혀있던 부분들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고, 구조조정 등 단기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위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작기계 사업 매각 비용과 일회성 인건비, 관세 등의 영향으로 2분기 매출은 2.9% 감소한 2조1691억 원,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52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공작기계 사업 매각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의 영향이 크다. 앞서 회사는 사업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창원 공작기계 사업부를 3400억 원에 매각했다. 회사는 향후 해당 매각 대금을 활용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열관리·멕시코 엔진·방산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멕시코에서 하이브리드 엔진을 생산한다면 현대차그룹 북미 공장으로 향하는 연간 엔진 공급 물량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승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목해야 하는 포인트는 멕시코 하이브리드 엔진 라인"이라며 "엔진 한 기당 평균 판매단가(ASP)를 250만 원으로 가정 시 연간 20만기 생산으로 매출액 4400억 원, 8%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