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개 대기업집단중 최고…1년새 내부거래비중 23%p '껑충'대방건설 매출 88% 계열사간 거래…자체사업 통해 사세 확장'지분0%' 구교운 회장 아직 '동일인'…친족경영으로 그룹지배
  • ▲ 대방건설 사옥. ⓒ대방건설
    ▲ 대방건설 사옥. ⓒ대방건설
    지난해 대방건설그룹 연매출의 약 66%가량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구교운 그룹회장의 장남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대방건설(시공능력평가 23위)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8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그 비중이 과도할 경우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방건설그룹 총매출중 내부거래 비중은 65.9%로 기업의 오너가 경영인으로 있는 국내 81개 대기업집단중 가장 높다. 이는 직전년 42.5%대비 23.4%포인트(p) 급증한 수치로 전체 대기업집단 평균인 37.5%를 훨씬 웃돈다.  

    대방건설그룹은 지난해 연매출 3조544억원을 기록, 이중 2조128억원을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로 벌어들였다. 이같은 내부거래 중심에는 그룹 양대축인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이 있다.  

    두 회사는 그룹 전체매출의 45%를 책임지는 핵심계열사로 구교운 그룹회장의 아들·딸과 며느리, 사위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일가 회사다. 구 회장 경우 보유주식 지분은 0%지만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로 지정돼 있다.   

    지분율은 0%지만 특수관계인인 아들과 딸 등을 통해 사업운영부터 임원구성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 구 회장 오너일가는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을 통해 타계열사 지분 100%를 확보하는 식으로 그룹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먼저 대방건설은 구 회장 장남인 구찬우 대표가 지분 71%를, 사위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가 29%를 보유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조61억원 가운데 8805억원(87.5%)을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벌었다.

    내부거래 대상을 보면 △대방이엔씨 2238억원 △대방건설동탄 1903억원 △대방개발기업 1284억원 △디비건설 1249억 △대방하우징 1119억원 △엔비건설 643억원 △디비이엔씨·디비개발기업 42억원 등이다.

    대방건설동탄을 제외하면 모두 대방건설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대방건설동탄마저도 대방건설 지분이 95%에 달한다.
  • ▲ 구교운 대방건설그룹 회장. ⓒ대방건설
    ▲ 구교운 대방건설그룹 회장. ⓒ대방건설
    그룹내 또다른 핵심축인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 딸인 구수진씨와 며느리 김보희씨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3745억원 가운데 1257억원(33.6%)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였다.

    거래대상은 △디아이산업 372억원 △디아이하우징 289억원 △엘리움주택 156억원 등이다. 이들 모두 대방산업개발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는 계열사가 시행, 자사가 시공을 맡는 자체사업이 사업포트폴리오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예컨대 대방건설이 시행 계열사에게 자금을 대여해주면 이를 활용해 해당 시행사가 공공택지 등을 사들인 뒤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이같은 자체사업은 이익률이 30%에 달해 시공만 맡는 단순도급(10%)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높다.

    즉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이 내부거래를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면 해당수익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오너일가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 특성상 내부거래도 많을 수 밖에 없지만 그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자체사업 경우 미분양 리스크가 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방건설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한 자금대여는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사업 정상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지원의 일환"이라며 "법인세법상 인정되는 정상적인 이자율을 적용한 거래로서 계열사 운영에 꼭 필요한 범위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방건설은 1991년 구교운 회장이 설립한 광재건설로 출발했다. 1998년 현재 사명으로 바꾼 뒤 자체사업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2009년 구찬우 대표가 취임하며 2세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021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기준 총 4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