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관세 협상타결 발표 앞서 트럼프 대통령 면담 가능성 산업장관, 워싱턴 D.C.로 돌아와 합류 예정
  •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세 유예 종료 시한을 앞두고 29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구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1대 1 통상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상호 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31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협의는 사실상 막판 담판 성격을 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출국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일과 25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통상 현안을 높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후 추가 협상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밤 워싱턴 D.C로 돌아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에 구 부총리가 워싱턴 D.C.로 출국해 남은 기간 현지에서 통상협력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구 부총리는 25일(현지시간)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의 일방적 취소로 출국 직전 공항에서 발을 돌려야 했다. 

    31일로 예정된 막판 회담에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동석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다만 미국 측에서 협상 실무를 위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석할 경우 여 본부장도 자리를 함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호관세가 발효되기 불과 하루 전인 만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예정됐다.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한미 정상회담 관련 소통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인 만큼 정부가 국방비 증액 등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미국이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의 협상 입지는 더 좁아진 상황이다. 한국으로선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일본과 EU가 합의한 15% 수준이 마지노선이 된 만큼 이를 1차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EU가 대규모 투자 약속을 내걸며 협상 타결에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의 한계로 인해 이들 국가와 맞먹는 규모의 투자 카드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 EU는 6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황이다. 

    반면 이에 상응하는 투자를 약속하기 어려운 한국은 한미간 대규모 조선업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제안한 상태다. 김 장관이 25일 러트닉 상무장관 자택에서 진행된 한미 산업장관 협상에서 이 프로젝트를 꺼내들어 미국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1000억달러 +α'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이보다 훨씬 많은 4000억달러 이상의 자국내 투자를 요구하면서 양측 간 간극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원유 수입 확대와 쌀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합의 가능성에 대해 러트닉 상무장관은 "운전석에 앉아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모든 협상 카드를 손에 쥐고 있고 이번주에 관세율과 협상국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구 부총리가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 타결 발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과 EU 역시 타결 발표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바 있어 주목된다.

    일본은 아자카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협상 타결 직전인 지난 16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50분간 면담했고, 이어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USTR 대표 등과 7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EU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이후 관세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관세 관련 합의에 이르지 않은 대다수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15~20%로 매겨질 것이라고 밝히며 8월 1일 관세 부과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