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AI 투자 확대로 eSSD 수요 증가"하반기 가격 상승·수요 견조 이어질 듯SK하이닉스 통합 시너지… 고용량 판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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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이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이하 낸드) 출하량 반등을 시작으로 하반기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가격 상승세와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9월 이사회에 합류해 직접 이끌면서 경쟁력 회복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D램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제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 출하량(비트 환산 기준)은 직전 분기 대비 D램은 20%, 낸드는 70% 이상 급증했다.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를 앞두고 일부 고객사가 재고 비축에 나섰고, 구형 제품 단종 계획에 따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주문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직전 분기 대비 D램 매출액은 21.2%, 낸드 매출액은 47%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평균판매가격(ASP)의 경우 D램은 직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으나, 낸드의 경우 7%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낸드가 포함되는 eSSD 판매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엔 하이퍼 스케일러 고객들이 AI 투자를 확대하면서 eSSD 수요가 증가했고, 관세 영향에 따른 반품 풀인 수요가 더해지고, 중화권 시장에서 판매 촉진 행사 덕에 모바일 세트 빌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종합적으로 기대를 크게 상회하는 출하량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 재고 규모는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낸드의 일종인 eSSD는 용량이 큰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장치다. 정보를 저장하는 낸드 뿐만 아니라 일종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담당하는 컨트롤러가 별도로 탑재되고 여기에 제품의 수명과 성능 향상을 지원하는 펌웨어도 지원된다. 특히 컨트롤러를 자체적으로 제작해야 하고 고객과 협의가 필요한 만큼 낸드 활용처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eSSD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SK하이닉스 인수 후 연간 실적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완전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지만 1분기 부진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56.8% 급감한 9억9400만달러에 그쳤을 것이라 추측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등 생산 차질로 서버 업체들이 eSSD 발주를 늦췄고, 북미 지역의 지속적인 재고 과잉으로 고객사 주문이 감소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ASP도 20% 가까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선 문제들이 해결되고 AI 투자가 지속되면서 eSSD 판매량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솔리다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낸드 가격 상승과 함께 eSSD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3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평균 5~1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낸드 제조사들이 수익성 높은 고용량 제품에 집중하면서 저용량 제품 중심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조절함에 따른 영향이다. 낸드가 포함되는 eSSD 가격 또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요 성장세도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북미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들의 지속적인 AI 투자가 3분기 eSSD 수요의 큰 폭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완제품 재고 수준이 여전히 낮아 공급 부족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분기 대비 최대 10% 수준의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인수 잔금 납입을 끝낸 솔리다임과의 통합 시너지를 강화하고, AI향 고용량 QLC 시장 및 DC향 중국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eSSD 내 선도적 위치를 유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하반기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초고용량 eSSD 판매 확대와 321단 낸드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