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5% 낮췄지만 핵심 품목 고율 관세 유지'불확실성' 해소했지만 … 업종별 희비 엇갈려철강·자동차株 줄줄이 약세 … 실적 악화 우려↑
  • ▲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미국 간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코스피가 연고점을 또다시 갈아치웠지만 반짝 상승에 그치며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 영향이 가시화된 만큼 투자심리에 불을 지피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24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26포인트(0.01%) 내린 3254.21을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31포인트 오른 805.98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5% 상승한 3275.78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3288.26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장 초반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에 안도 랠리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3250선까지 빠지며 하락으로 방향을 바꿨다. 곧장 강보합권으로 돌아서며 상승세를 타는 듯 싶었지만 상승분을 반납해 보합권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피가 지난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한미 무역협상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만큼 상승폭이 제한된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됐다. 주요 수출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해왔다"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장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표단과 면담한 뒤 관세율 15% 부과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15%이고 미국산 제품은 한국에서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이 미국에 3500달러를 투자하고 1000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역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산 소고기, 쌀을 개방하지 않고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1500달러의 조선업 협력 전용 펀드 운용 방침도 밝혔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5.31% 상승한 4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10.51% 급등해 10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철강과 알루미늄과 같은 원자재 품목이 이번 관세협상 합의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관련주들은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50%)를 부과 중이다.

    하이스틸과 동양철관은 각각 10%대, 8%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넥스틸 역시 전 거래일 대비 8%대 하락세를 보였고 휴스틸은 3.94%, 대동스틸도 8.84% 하락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업종 역시 유럽과 일본보다 불리한 관세율 15%로 합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현대차는 3.36%, 기아는 4.98% 하락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관세협상 타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세 인하 폭이 제한적이고 핵심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가 유지된 만큼 기업들의 실적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자동차·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고관세 적용 대상에 남아 있어 한국의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단기적인 기대감에 편승하기보다는 실적 모멘텀과 글로벌 경기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잠재적 불확실성이 존재했는데 이제 완화가 돼 긍정적"이라면서도 "장 초반 증시는 좋게 반응하겠지만, 장기적으론 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연구원도 "시장에서는 미국이 한국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만으로도 투자 환경이 안정됐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관세 조치로 한국 무역수지 악화 이슈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실적, 그리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등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