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800선 내줘 … 770선까지 빠져정책 기대감에 올랐던 증권·지주사株 낙폭 커실망 매물 대거 출회 … 증시 활성화 역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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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100포인트 넘게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0원 위로 폭등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와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3분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38% 내린 3135.8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5.12포인트(1.08%) 내린 3210.32로 출발해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82% 하락하면서 7만원선이 위태롭고, SK하이닉스는 5%대 급락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73%), HD현대중공업(-6.22%), 두산에너빌리티(-5.64%) 등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대형 주도주들도 급락하고 있다. 

    하락을 이끄는 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다. 이들은 각각 3198억원, 4751억원어치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7820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닥도 급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기준 코스닥은 29.98포인트(3.59%) 내린 776.47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343억원과 544억원 매도 우위, 개인이 912억원 매수 우위 중이다.

    양 시장이 장 중 3%대 넘게 빠진 건 새 정부 들어 최대 낙폭이다.

    이는 전날 한·미 관세 협상 여파는 물론 정부가 확정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증시 활성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차익실현 매도와 실망 매물 출회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종목당 50억원 이상에서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다시 강화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 당시의 완화분을 그대로 복구하는 조치다.

    고배당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과세표준 2000만원 이하는 14%,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3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시장이 예상했던 25%대보다 높다. 

    실제 그간 정책 기대감에 올랐던 지주사와 증권주를 중심으로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솔홀딩스(-2.93%), LX홀딩스(-2.88%), LG(-3.91%), 효성(-3.45%), 롯데지주(-3.73%), CJ(-5.35%), 두산(-4.74%), SK스퀘어(-5.59%) 등 지주사 종목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5.18%), 부국증권(-5.29%), SK증권(-4.90%), 대신증권(-5.68%), 삼성증권(-4.38%), 키움증권(-5.57%), 미래에셋증권(-4.77%)도 마찬가지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제 개편으로 인한 세수 증가는 증시 자금 이탈 우려 존재, 대주주 양도세 기준 변화는 장기 투자 저해 가능성, 정책 변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 기대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집중"이라며 "일각의 실망감은 선반영된 기대와 시장 눈높이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환율시장도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0원 오른 1395.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달러 급등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 등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국내 세제개편안이 외국인 투자 매력을 낮추면서 현·선물시장 매도세가 외환시장으로까지 번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87억원, 기관은 4971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917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장 초반부터 현·선물 합산 매도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